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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시설 폭격' 저울질..2주 시한 제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에 가담할 수 있음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처음 공습을 시작했을 당시의 소극적 태도에서 달라진 겁니다. 처음엔 "미군은 전혀 관계가 없다"며 외교적 해결에 무게를 뒀지만, 이제 공개적으로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란 제2의 지하 핵시설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최강의 '벙커버스터' 폭탄 사용 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 시행 명령만을 남겨둔 채 이란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기할 '2주 시한'을 최후 통첩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독자적으로 핵시설을 공습했습니다. 헤즈볼라와 후티 등 친이란 세력들이 무력 충돌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미국의 개입에 대비해 친이란 세력이 중동 미군 기지 공격을 준비하는 징후도 포착됐습니다. 말 그대로 폭풍 전야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이란 공격 참여를 두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작전 성공률이 얼마나 될지, 예상되는 반격을 어떻게 무력화할지, 미군의 피해가 발생할 경우 확전을 감행할지 질문이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지지층 내에서도 이라크 전쟁처럼 미국이 다시 수렁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미군 예비역 해군대장은 "단순히 'B-2 폭격기를 날려 이란 핵시설을 때리면 된다'는 생각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국가 안보 분야에서 자신이 신뢰하는 많은 이들로부터 조언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동 위기 고조되는데 국방장관은 '수박깨기' 이벤트


그렇다면 펜타곤의 숙련된 전략가들과 대응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대통령에게 조언해야 할 미국 국방장관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피터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메시지를 발신하던 어제(20일) 나스카 챔피언 로스 채스테인을 펜타곤에 초대했습니다. 자신이 만든 국방부 온라인 전담팀과 함께 홍보용 영상을 만들어 공유했습니다. 영상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자신이 최근 나스카 경기에서 "여러분, 엔진 시동을 거세요!"라고 출발 신호를 외친 것이 영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카메라를 보며 방송을 진행하듯 "그거 아세요? 우리도 저 친구처럼 펜타곤에서 승리할 겁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챔피언 채스테인의 가족은 수박 농장을 운영하고 있고, 그는 경기에서 승리할 때마다 수박을 깨트리는 퍼포먼스로 유명합니다. 영상의 하이라이트는 헤그세스 본인이 ‘수박 깨기’에 동참하는 것이었습니다. 헤그세스의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채스테인의 가족은 하나씩 수박을 머리 위로 높이 들어올렸습니다. 채스테인의 카운트다운에 맞춰 힘차게 수박을 바닥에 던지자 펜타곤 도로에 빨간 수박 속살이 나뒹굴었습니다.

영상은 "삶이 멜론을 주면, 부숴라"라는 제목으로 국방부 SNS에도 게시됐습니다. 평소라면 가벼운 홍보 이벤트로 취급됐겠지만 중동 위기가 고조되고 일선 장병들의 경계 태세가 상향된 상황에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온라인에선 "중동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헤그세스 장관이 오늘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이란 관련 언론 브리핑은 대체 언제 하느냐"는 비아냥이 쏟아졌습니다.




"아무도 말 안 해"..폭격 논의에서 소외


헤그세스의 이런 모습은 과거 중요한 군사작전이나 전쟁을 앞두고 미국 국방장관이 보이던 행보와도 크게 다릅니다. 정책 결정의 옳고 그름을 떠나, 역대 국방장관들은 전략 수립 과정에 핵심적으로 관여하고 대통령을 보좌할 뿐만 아니라 의회, 언론 등을 상대로 미국의 군사 개입 취지를 설명하는 일을 담당해왔습니다. 전쟁의 얼굴이 돼 정당화하는 역할을 맡는 겁니다. 아프란 이라크 전쟁 시기 같은 공화당 출신 럼스펠드 장관이 대표적입니다.

헤그세스가 전에 없이 스스로를 알리는 '인플루언서형' 국방장관 역할에 집중하는 데에는, 권력의 '이너서클'에서 밀려난 탓도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란 폭격 문제를 다루는 핵심 논의에서 헤그세스 장관이 '열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한 당국자는 포스트에 "아무도 헤그세스와 얘기하지 않는다"며 "백악관과 헤그세스 장관 사이에는 운영상 어떤 연결고리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댄 케인 합참의장과 '고릴라'라는 별명을 가진 마이크 쿠릴라 중부사령관이 이란 공습 계획을 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폴리티코는 중동 지역에 미군 자산을 증파하는 등 쿠릴라 사령관의 요청을 헤그세스 장관이 반대 없이 항상 승인해주고 있다고 보도해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여러 논란을 일으켜 트럼프 대통령의 눈밖에 난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과 함께 헤그세스 장관이 '이너 서클'에서 배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NSC 회의에 참석하는 등 국방장관이 열외 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계속되는 자질 논란


사실 헤그세스 장관은 임명 단계 때문에 자격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폭스 뉴스 진행자 출신인 헤그세스는, 대중 인지도와 별개로 군 경력이 일천 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주 방위군에 복무했을 뿐 주요 작전에 참여해본 적 없으며, 큰 기관을 운영해본 경험조차 갖추지 못했습니다. 민간에서 20명 미만의 '자유를 위한 예비역'이란 비영리단체를 몇 년 운영했지만 조직이 파산 위기에 놓이자 사임했습니다. 이후 150명 규모의 '미국을 우려하는 예비역'이라는 유사한 단체를 운영했지만 역시 재정 부실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그런 헤그세스가 맡은 미 국방부는 수십 개의 기관 약 3백만 명을 감독합니다.

[연합뉴스/정치학자 모니카 마크스 엑스 캡처]

헤그세스는 청문회 과정에서, 과거 알코올 중독 문제, 폭행 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았습니다. 공화당 여성당원 모임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하고 5만 달러를 지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이교도를 뜻하는 아랍어 문신과 십자군 문신을 드러내 이슬람 혐오 논란도 일었습니다.

1표 차이로 간신히 의회 인준을 통과했지만 자부심 높은 국방부 직원들과 사령관들의 눈높이엔 부족할 따름입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능력을 보여주는 대신 팔굽혀펴기 중간에 찍은 사진, 젊은 군인들과 달리는 비디오를 공유하고 국방부 내 평등 정책을 공격하는데 열을 올려왔습니다. 취임 이후 펜타곤에 자신을 위한 방송실을 만들고 극우 인사들이 참여한 온라인 대응팀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박 깨기‘ 영상처럼 헤그세스 개인 활동을 홍보하고 비판 보도는 ‘가짜 뉴스’라며 여론전을 펼치는 조직입니다.



잇단 구설수에 내부서도 “장관 연극 하는 중”


반면 인준 준비 때부터 자신을 도운 전략가들을 하루 아침에 쫓아내면서, 펜타곤 내에서 장관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더 켜졌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이 민간 메신저 ‘시그널’로 아내 등 지인들에게 민감한 군사 정보를 공유한 ‘시그널 게이트’가 터진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무능력한 측근을 내세워 국방부 고위 관료들을 상대로 비판적인 매체에 국방부 내부 난맥상이 유출된 경위를 추궁했습니다. 해임된 일부 관계자는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하겠다고 협박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내부 소식통은 뉴욕매거진에 "헤그세스는 장관 연극을 하고 있을 뿐 실제 장관은 아니"라고 냉소했습니다. "국방장관실엔 실력자가 없다, 눈물이 날 지경"이라며 "국방부가 완전히 망했다"고 한탄했습니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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