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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매장량 48%·생산량 68% 세계 1위
F-22랩터·토마호크 미사일도 못 만들어
“美 1980년대까지 전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었다 中 그 자리 차지해 무기화”
중국 내몽골의 희토류 광산. 연합뉴스

[서울경제]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 개혁개방으로 중국 경제를 을이킨 덩샤오핑 전 주석이 1992년 1월 남부지방을 시찰하면서 장시성에서 희토류가 미래 중국의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최근 현실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촉발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미국의 세계 최강 군사력을 위협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결국 미국이 백기를 든 모습이다.

마국이 최근 자존심을 접고 중국과 이틀에 걸쳐 무역 협상을 한 배경엔 희토류 수출 통제가 있다.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응해 4월부터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자 미국 자동차업계와 방산·에너지 등 주요 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국이 수출을 제한하자 미국의 주요 산업 분야에 악영향은 즉각 나타났다. 지난 4월 중국산 희토류 자석의 대미(對美) 수출이 절반으로 급감했다. 이에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社는 영구 자석 부족을 이유로 5월 말 시카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공장을 일주일 동안 폐쇄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완성차 업체가 희토류가 들어가는 부품 생산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심지어 록히드마틴社이 생산하는 ‘F-35’ 스텔스 전투기 등 방위산업도 생산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름면 미국 전역의 방위산업체가 비축한 희토류를 통틀어도 수개월 분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美 방위산업체 비축 희토류 수개월 수준


희토류는 금과 은, 철 등 여느 금속과 달리 하나의 광물로 존재하지 않는다. 여러 광물 속에 섞여 있어 정제와 분리 공정이 매우 까다롭다. 희토류를 단일 원소로 분리하기 위해선 100단계 넘는 공정을 거쳐야 한다. 채굴 장소도 한정적으로 중국과 미얀마 등 소수 국가에서만 채굴된다.

특히 환경오염 문제로 생산을 제한해 단기간에 대체 공급망을 확보하기도 어려워 사실상 중국이 전 세계 공급망을 독점하는 있는 게 현실이다. 물론 미국도 채굴이 가능하지만 매장량은 중국의 5% 수준에 불과해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안되면 주요 산업에 생산 차질을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국 미국이 한발 물러서면서 중국과 미국은 런던 협상을 벌인 뒤 희토류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허가 기간을 6개월로 한정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 중국이 언제든 희토류 공급을 또다시 차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희토류 공급을 자의적으로 통제해 미국의 무기 가격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사정은 유럽연합(EU)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7월에 중국과 양자 정상회담에서 중국산 희토류와 핵심 광물에 대한 접근성을 더 확보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U-중국 정상회담을 위해 7월24∼25일 베이징을 방문해 이 기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창 총리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중국 장시성에 위치한 희토류 광산 모습. 연합뉴스


중국은 전세계 ‘정제(refinement)’ 능력을 100% 독점하며 미국의 방위산업 중에 차세대 전투기용 고성능 자석 등에 필수적인 중(重)희토류 7종 중심으로 수출을 통제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희토류 원소들은 미국의 첨단 무기 제조에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사마륨은 전적으로 군사용으로만 사용된다는 것이다.

F-35 전투기와 토마호크 미사일, 핵추진 잠수함 등 주요 군사 무기를 제조하는 데 필수적인 프라세오디뮴, 네오디뮴, 사마륨, 터븀, 디스프로슘, 홀뮴 등이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사마륨-코발트(SmCo) 자석은 전투기 제트 엔진, 항공요 전기 모터, 레이더 시스템, 유도 미사일, 전자전 장비 제조에 꼭 필요하다. 사마륨의 경우 F-35에 약 25㎏의 들어간다. 사마륨-코발트 자석도 미사일의 노즈 콘(nose cone)처럼 비좁은 공간에서 고속 회전하는 전기 모터의 열을 견디는 데도 필수적로 F-35에는 대당 모두 417㎏의 희토류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트럼프가 지난 3월에 ‘F-22’ 랩터를 이을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로 발표한 ‘F-47’에도 사마륨을 비롯한 7종의 희토류 원소가 수십~수백㎏ 이 필요하다. 희토류 중 유일하게 방사능을 띠는 프로메튬은 핵추진 잠수함의 에너지원을 만드는 데 쓰인다. 수천㎏ 넘게 희토류가 필요하다.

또 전투기 엔진을 점화하거나 비상 전원을 공급하거나 탄도미사일이 정밀 폭격을 할 수 있도록 꼬리 날개를 조정하는 데에도 희토류 소재로 만든 자석이 사용된다. 비행기 제트 엔진의 터빈이 비행 중 고열에 녹아내리지 않도록 단열 코팅을 하는 데에도 이트륨이라는 희토류가 필요하다.



中 5개 핵심 광물 공급망 통제권도 장악


이외에 미국 군사력의 핵심 무기인 ‘프레데터 드론’, ‘스마트 폭탄’,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F-22 랩터, ‘브래들리 전차’와 함께 ‘야간투시경’, ‘방탄 조끼’, 첨‘단 레이더’ 등에도 희토류가 들어간다.

게다가 희토류 뿐만 아니라 미 국방부는 장갑관통탄에 쓰이는 텅스텐, GPS 시스템과 레이더에 쓰이는 갈륨 등 5개 핵심 광물(안티모니·갈륨·게르마늄·텅스텐·텔루륨)도 중국 경유 공급망으로 조달되기 때문에 사실상 중국의 통제권이 작용된다.

이 역시 중국이 무기화 한다면 미국에게는 치명적 약점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정보 분석업체인 고비니(Govini)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1900여 무기 체계 중 8만여 부품이 5개 광물에 의존하고 있다. 국방부 전체 무기 체계의 78%가 중국의 공급망 교란에 영향을 받고 있는데, 미 해군의 의존도가 가장 높아 91% 이상 시스템에 최소 한 개 이상의 핵심 광물이 필요하다.

예컨대, F-16 전투기와 얼리버크급 구축함, 미니트맨 III ICBM 미사일 등 핵심 무기 플랫폼에 사용되는 안티모니는 거의 전량이 중국 정제 과정을 거친다. 중국 중개업체를 거치지 않고 공급받을 수 있는 비율은 19%에 불과하다. 미국의 항공기 동체와 미사일 제조에 필수적인 마그네슘, 로켓 추진제·레이저·핵연료 가공에 중요한 흑연과 형석도 중국이 지배하고 있다.

사실 미국은 1980년대까지 전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었다. 채굴하고 정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2002년부터 폐광해 왔다. 그러나 이후 중국이 그 자리를 넘겨받아 희토류의 채굴과 공급망까지 시장 전반을 지배하면서 이번에 미국의 압박에 희토류를 ‘무기화’해 비밀병기로 활용하는 역전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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