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럽한국학회, '헨드릭하멜상→AKSE상' 명칭 바꾸기로


네덜란드 코렌브뤼흐의 하멜 동상
[헨드릭 하멜 박물관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하멜 표류기'에 조선인은 거짓말과 도둑질을 잘 한다고 기록한 헨드릭 하멜(1630∼1692)의 이름이 유럽 한국학계 학술상에서 빠지게 됐다.

학계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영국 에딘버러에서 열린 유럽한국학회(AKSE) 총회에서 기존 헨드릭하멜상의 명칭을 AKSE상으로 바꾸는 안건이 표결을 거쳐 통과됐다.

AKSE는 유럽 출신 연구자들이 주도하는 한국학 모임이다. 2017년부터 영어를 포함한 유럽 언어로 된 학술 논문이나 출판물 가운데 우수작을 선정해 2년에 한 번씩 상을 주고 있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회계사 겸 서기였던 하멜은 상선 스페르버르호를 타고 일본으로 가다가 배가 난파한 끝에 제주도에 닿았다. 그는 13년간 조선에 억류됐다가 일본으로 탈출한 뒤 조선 생활 경험을 담은 일종의 산업재해 보고서를 썼다.

네덜란드 왕립도서관에 전시된 하멜 보고서 원본
[헨드릭 하멜 박물관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보고서는 유럽 각국에서 출간돼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서 '하멜 표류기'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이 책에는 "조선 사람은 물건을 훔치고 거짓말하고 속이는 경향이 강하다"는 등 부정적 인상평이 담겼다.

하멜의 책은 200년 넘게 조선에 대한 유일한 기록으로 읽히면서 유럽에 한국을 널리 알렸지만 조선인은 야만적이고 거칠다는 이미지를 굳혔다는 평가도 있다. 이 때문에 학계 일각에서는 하멜의 이름을 딴 상을 제정한 게 유럽이 오리엔탈리즘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라며 이름을 바꾸라고 학회에 수년간 요구해 왔다.

독일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 이은정 교수는 "19세기까지 하멜의 책을 읽은 유럽 뱃사람들이 조선 근처를 지나갈 때 무서워서 항해 속도를 높였다는 기록도 나온다"며 "하멜은 기념할 대상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봐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660 미 ‘벙커 버스터’ 사상 첫 실전 투하…때린 곳 또 때렸다 랭크뉴스 2025.06.22
50659 [속보] 내란특검 "尹 내란 재판에 박억수 특검보 출석해 공소유지" 랭크뉴스 2025.06.22
50658 이란 "핵 활동 중단 안 해‥포르도 지상 부분만 피해" 랭크뉴스 2025.06.22
50657 트럼프 “이란, 핵 포기 않으면 더 강력하게 공격할 것” 랭크뉴스 2025.06.22
50656 트럼프 "이란 핵농축 시설 완전히 제거"…美, 중동분쟁에 전면 개입 랭크뉴스 2025.06.22
50655 이 대통령, 야당 ‘김민석 검증’ 문제제기에 “본인 해명 지켜보는 게 바람직” 랭크뉴스 2025.06.22
50654 남해고속도로 화물차-덤프트럭 추돌로 1명 중상…소 4마리 죽어 랭크뉴스 2025.06.22
50653 김용태, 李대통령 만나 "임기 뒤 재판받는다고 약속해달라" 랭크뉴스 2025.06.22
50652 트럼프, 왜 이란 직접 타격했나‥이 시각 워싱턴 랭크뉴스 2025.06.22
50651 李대통령, 野 김민석 문제 제기에 "청문회서 본인해명 지켜봐야" 랭크뉴스 2025.06.22
50650 이란, 이스라엘에 반격…미사일 공격 단행 랭크뉴스 2025.06.22
50649 트럼프 대국민 연설 전문 “이란, 평화 아니면 비극뿐”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6.22
50648 "2주 준다"는 트럼프 발언 연막작전?…이틀 만에 돌연 공습 왜 랭크뉴스 2025.06.22
50647 북한TV “스마트폰, 없어선 안될 기호품”…‘마두산’ 브랜드 노출 랭크뉴스 2025.06.22
50646 벙커 은신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사망 대비 후계자 3명 지명 랭크뉴스 2025.06.22
50645 미국 공습 후 이란, 이스라엘 향해 미사일 공격 랭크뉴스 2025.06.22
50644 [속보] 李대통령, 野 김민석 검증 문제 제기에 "본인해명 지켜봐야" 랭크뉴스 2025.06.22
50643 [속보] 이란, 미사일 보복 시작했다…이스라엘 텔아비브 곳곳 폭음 랭크뉴스 2025.06.22
50642 [단독] 부산 고교생 3명 사망 1시간여 전 가족들 ‘미귀가 신고’ 있었다 랭크뉴스 2025.06.22
50641 대통령실, 긴급 안보회의‥"중동 영향 최소화 위해 협업 당부" 랭크뉴스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