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8월 출시 예정인 ‘황금폰’. 사진 트럼프 모바일 홈페이지 화면 캡처.
‘T1 모바일’과 ‘황금폰’. 이는 각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들이 운영하는 트럼프그룹이 오는 8월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이동통신서비스와 스마트폰의 명칭이다. 출시 계획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에선 ‘미국산’과 ‘애국적 통신’을 키워드로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작다”, “사적 이익”이라는 비판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트럼프그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이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안드로이드 기반에 6.8인치 화면, 50MP 카메라, 5000mAh 배터리 등 준수한 사양을 갖춘 황금폰의 가격을 499달러(약 68만원)로 책정했다. T1 모바일 서비스의 경우, 미국 3대 이동통신사인 AT&T, 버라이존, 티모바일을 통해 5G(세대) 서비스로 제공될 예정이다. 요금제는 월 47.45달러(약 6만5000원)인 ‘더 47 플랜(The 47 Plan)’이 소개됐다. 트럼프가 45·47대 대통령인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트럼프그룹 측은 “설계부터 조립까지 모두 미국 내에서 이뤄진다”며 ‘메이드 인 USA’를 강조했다. 고객센터도 플로리다 등 미국 내에 설치할 예정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향해 “부품과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하라”고 독촉해온 만큼 ‘애국적 제조’ 이미지를 세일즈 포인트로 잡은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트럼프 모바일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에는 스마트폰 조립에 필요한 공급망이 없다”며 근본적인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스마트폰 제조사 퓨리즘의 토드 위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산 스마트폰을 몇 달 만에 생산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전형적인 ‘증기웨어(vaporware·실제로 출시되지 않거나 출시 시기가 불확실한 제품)’처럼 보인다”고 CNN에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배터리, 카메라 모듈 등 핵심 부품 대부분은 중국·한국·대만산이며 “미국 내에서 조달·조립해 499달러에 판매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퓨리즘의 미국산 스마트폰 ‘리버티폰’은 제조비용만 650달러(약 90만원), 판매가는 2000달러(약 276만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트럼프그룹은 황금폰의 제조사가 누구인지, 실제 어디서 생산되는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실제 황금폰이 중국 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통해 위탁 생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그룹 측이 나열한 휴대전화 본체, 배터리, 카메라 해상도 등을 근거로 중국의 윙테크에서 만든 '레블 7 프로 5G'처럼 보인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왔다.

지난해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선보인 향수 광고. 사진 트럼프 SNS 캡처
이해 충돌 논란도 다시 불붙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 성경’과 운동화, 향수 등을 판매해 수백만 달러 수익을 올렸다. 미국 윤리 감시 기관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워치’ 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280만 달러(약 38억원)에 달했다. 트럼프 스니커즈와 향수 라인에서는 250만 달러(약 34억원)를 벌어들였다.

이번 황금폰도 비슷한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 윤리감시 단체인 CREW는 BBC에 “공직 경험을 사적 이익으로 전환하려는 전형적 사례”라며 “잠재적 부패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다만 트럼프그룹은 “추가 공지는 추후 공개하겠다”며 관련 논란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3705 젤렌스키 만난 교황 "바티칸에서 러우 평화회담 주최 의향" 랭크뉴스 2025.07.10
53704 '금강서 물놀이' 친구 4명 심정지…화장실 간 사이에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7.10
53703 초과근무 허위 입력해 수당 챙긴 국립대 직원들…法 판결은 랭크뉴스 2025.07.10
53702 尹, 20분간 최후진술…10일 새벽 구속여부 결론 랭크뉴스 2025.07.10
53701 삼성전자, 폴더블폰 미래 공개…슬림형에 광폭 디스플레이 랭크뉴스 2025.07.10
53700 넉달만에 서울구치소 돌아온 尹…영장결과 기다리며 '불면의 밤' 랭크뉴스 2025.07.10
53699 AI 키운다는데…인재들 “한국 떠날 겁니다” 랭크뉴스 2025.07.10
53698 금강서 물놀이하다 실종된 4명 모두 심정지 상태 발견 랭크뉴스 2025.07.10
53697 [단독] 석유화학 대기업 ‘기활법’ 신청 0건… 공회전하는 석화 구조조정 랭크뉴스 2025.07.10
53696 엔비디아, 전세계 기업 첫 시총 4조 달러 돌파 랭크뉴스 2025.07.10
53695 금강 물놀이 20대 4명 실종…4명 모두 심정지 발견 랭크뉴스 2025.07.10
53694 휴대전화 반납하고 연락 끊긴 尹…4개월 만에 서울 구치소로 돌아갔다 랭크뉴스 2025.07.10
53693 마크롱 또 부부 싸움?… 전용기 계단서 내민 손, 부인은 외면했다 랭크뉴스 2025.07.10
53692 [사설] 트럼프의 100억 달러 방위비 우격다짐, 수용 안 된다 랭크뉴스 2025.07.10
53691 [현장]접는 폰에 인색한 미국의 심장에 등장한 갤럭시...'인공지능' '보안' 다 잡았다 랭크뉴스 2025.07.10
53690 위성락, 美에 "관세·안보 패키지 협의하자" 역제안... 한미 정상회담은 '안갯속' 랭크뉴스 2025.07.10
53689 하루 '2백 명' 온열질환자도 역대 최대‥젊은 사람도 예외 아냐 랭크뉴스 2025.07.10
53688 尹, 직접 20분간 최후 진술… 서울구치소 이동 랭크뉴스 2025.07.10
53687 이재용 회장, ‘재계 거물 사교모임’ 美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 랭크뉴스 2025.07.10
53686 ‘대통령과 충돌’ 이진숙 국무회의 배제…여당 “자진 사퇴를” 랭크뉴스 202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