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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4일 새벽 1시 3분쯤, 국회는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해제를 발표한 건 한참 뒤인 새벽 4시 26분쯤이었습니다.

일곱 번째 공판은 그사이 약 3시간 반 동안의 이야기입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근거리에서 수행한 측근, 김철진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국회에 1000명 보냈어야지' 했다"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뒤인 새벽 1시 20분쯤, 윤 전 대통령은 합동참모본부로 향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합참 전투통제실 안에 있는 결심지원실에서 김 전 장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 등을 만나 30분 정도 머물렀습니다.

결심지원실은 군 최고 작전 지휘부가 안보 관련 사안을 논의할 때 사용하는 회의 장소입니다.


김 전 보좌관은 이때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나누는 대화를 들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국회에 몇 명이나 투입했냐'고 물었고, 김 전 장관이 '5백여 명 정도'라고 답하자, 윤 전 대통령이 '거봐, 부족하다니까. 천 명 보냈어야지. 이제 어떡할 거야'라고 말했다는 게 김 전 보좌관 증언입니다.

김 전 보좌관은 대통령 질문에 김 전 장관이 걱정스러울 정도로 두 번, 세 번 답변하지 못한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반대신문에서 이 대화를 집중적으로 캐물었습니다.

김 전 장관이 앞서 위와 같은 대화가 없었다고 증언한 데다, 박 전 사령관도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는 겁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증인밖에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는 걸 아느냐"며 "천 명이 갔으면 계엄 해제 의결을 막을 수 있었나. 만 명, 이만 명이면 모를까. 대통령이 바보도 아니고"라며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고 주장했습니다.

"대화 내용을 오해해서 진술했을 가능성은 없느냐"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김 전 보좌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계엄 무산 뒤 찾은 법령집…계엄 유지 목적?

결심지원실에 들어선 윤 전 대통령은 '국회법'을 찾았습니다.

김 전 보좌관은 급히 법령집을 구해 윤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김 전 장관과 박 전 사령관만 제외하고 모두 나가라는 지시에 결심지원실 밖으로 나왔습니다.

"사실은 저도 그 방송을 보고 있었습니다마는 의원들 사이에서도 '아니 빨리합시다' 그리고 또 우원식 의장은 '이건 절차는 밟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렇게 하면서 좀 국회법에 딱 저기 맞지 않는 그런 아주 신속한 그런 결의를 했거든요. "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유지'하기 위해 법령집을 찾았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걸 확인해 거부권을 행사하려 한 게 아니었냐는 겁니다.

윤 전 대통령은 발언권을 얻고 당시 상황을 직접 설명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과 계엄사령관을 불러서 의견을 들어보고 계엄을 해제하는 수순이었다"며 " 늦은 시간까지 상황실에서 고생한 간부들도 많이 있고 해서, 격려나 한번 해주고 와서 의견 들어야겠다 해서 거기(결심지원실)를 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법령집을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절차가 미흡하지만 그 뜻을 존중해서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발표를 할지, 아니면 이 정도 절차의 미비는 그냥 무시하고 계엄 해제를 할 건지 생각이 퍼뜩 들어 국회법을 가지고 오라고 하니까 시간이 꽤 많이 걸렸다"고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집무실로 돌아간 뒤 민정수석을 불러 법률 검토를 시켰고, 민정수석이 '하자가 있지만 그냥 받아들이시는 게 좋겠다'고 해 문안을 만들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 떠난 뒤…"김용현, '상원아 더 이상 어떻게 하냐'고 해"

윤 전 대통령이 결심지원실을 떠난 뒤, 김 전 장관은 새벽 2시 반부터 3시 10분까지 대통령실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김 전 보좌관은 이 회의 직전 여러 사람과 통화를 하는 김 전 장관의 모습을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검찰이 "(김 전 장관이) '응 상원아, 이제 더 이상 어떻게 하냐' 이런 말을 했느냐"고 묻자, 김 전 보좌관은 "맞다"고 답했습니다.

김 전 보좌관은 "(김 전 장관이) 친분이 두터운 인원들의 이름을 부르는 스타일이었다"라며 "'응, 상원아'라는 전화를 받는 것을 두세 번 정도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친인척인가' 생각했다던 김 전 보좌관은 이후 장군 인사에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개입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김 전 보좌관은 "통상 장군 인사가 있고 나면 이번 인사가 어땠는지 보좌관실에서 간단한 분위기를 파악해 보고를 드린다"며 "일부 인원이 노상원 장군에 의해 인사가 이루어졌다는 거북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노상원이 개입했다는 정도냐, 특정인까지 언급됐냐'는 검찰 질문에는 "사실관계 확인이 불가능해서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인원도 들렸다"며 " '누구누구는 노상원 힘으로 됐다더라' 이런 이야기가 들렸다"고 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김 전 장관은 주요지휘관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회의에서 "대통령의 명을 받들어 임무를 수행했으나, 중과부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되지는 않았다"고 말하는 김 전 장관의 음성 파일이 법정에서 재생되기도 했습니다.

■취재진에 "지지자 보게 가로막지 말라"…질문엔 '침묵'

지난 16일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7차 공판에서 질문하는 기자를 제지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3대 특검' 임명 이후 첫 공판이었던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조은석 특검 임명을 어떻게 보는지', '특검에서 소환 조사를 요구하면 응할 것인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전 재판을 마치고 휴정 시간 법원을 나선 윤 전 대통령은 기자를 향해 “ 아니, 저 사람들(지지자들) 좀 보게 이 앞을 가로막지는 좀 말아주시면 안 되겠냐"라고 말했습니다.

재판이 모두 끝난 뒤에도 기자들에게 "조금만 이쪽으로 빠져달라"고 했습니다.

이제까지 법정을 드나들며 언론의 질문에 한 차례도 답하지 않던 윤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입을 열고 한 말입니다.

오는 23일 열리는 8차 공판에는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부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던 이재식 합참 전비태세검열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집니다.

그래픽:이영현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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