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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기준 조회수 약 835만4000회를 기록한 이지섭(15)군의 반려 좀말벌 '김좀말벌씨'의 지난 1월 비행 영상. 인스타그램 캡처

" 김좀말벌 씨, 비행! "
비행하라는 신호와 함께 팔목에서 집 천장으로 날아오른 여왕벌의 정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군 이지섭(15)군의 반려 말벌 ‘김좀말벌씨’다. 좀말벌은 종 이름이고, 이군이 키우는 김좀말벌씨는 그중에서도 여왕벌에 속한다. 지난 1월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그의 비행 영상은 지난 19일 기준 조회 수 835만회를 넘어섰다. 하지만 김좀말벌씨는 지난 9일 세상을 떠났다. 이군은 “그 정도로 정이 든 친구는 처음이었다. 7개월이나 함께해 애정이 남달랐다”고 말했다.

이군은 김좀말벌씨에게 보상으로 곤충 젤리를 주고, 손등에서 음식을 주며 유대감을 쌓았다고 한다. 김좀말벌씨는 이군이 처음으로 핸들링(직접 손으로 만지고 다루는 것)에 성공한 말벌이다. 이군은 김좀말벌씨의 시체를 처음 만났던 썩은 소나무 구멍에 묻어줬다고 한다.



“날 때부터 곤충 덕후”
이지섭(15)군이 키우는 개구리 '김팩꽁'(왼쪽)과 이군이 우화시킨 홍다리 사슴벌레(오른쪽). 사진 독자

이군은 본인을 “곤충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소개했다. 그는 넓적사슴벌레, 왕사슴벌레, 애사슴벌레 등 성충 3~40마리, 산란한 애벌레까지 합하면 곤충 약 160마리를 키우고 있다. ‘김팩꽁’이라는 이름을 붙인 개구리도 있다. 이군은 “큰 고모댁이 시골이라 어렸을 때부터 산과 들에서 자연스럽게 벌레를 많이 접했다”며 “7살 때부터는 곤충을 산란하게 만드는 법 등을 수필처럼 쓴 도감을 만들었다”고 했다. 각 곤충을 종류별로 어떻게 키웠는지 기록해두는 용도라고 한다.

본격적으로 곤충을 사육하는 취미는 중학교에 입학한 뒤부터 시작됐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곤충 덕후로 알려져, 수업 중 반에 벌이 들어오면 이군에게 쫓아달라는 부탁이 들어오기도 했다. 하교 시간대에 들어온 벌은 이군의 반려벌이 됐다.

“싫어하는 곤충도 있냐”는 질문에 “어디서도 말하지 않은 비밀인데, 곱등이랑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를 싫어한다”고 했다. 그는 “바퀴벌레는 괜찮다. 고단백에 영양가 있는 우유를 생성하는 종도 있지 않느냐”고 말하며 웃었다.

핸들링(손타기) 훈련 중인 장수말벌 여왕벌 '엘리자베스 3세'. 3개월 전부터 이지섭(15)군과 동거 중이다. 사진 독자

지난 3월부터는 장수말벌 종의 여왕벌도 기르기 시작했다. 이름은 ‘엘리자베스 3세’다. 김좀말벌씨의 명성을 이을 특별한 반려 말벌이 될 거라고 소개한 이군은 “아무래도 장수말벌이라 처음엔 겁을 먹었지만, 지금은 맨손으로 핸들링하는 연습중”이라고 했다. 이군은 “쏘이면 바로 응급실행”이라면서도 “안 쏘이려고 고무장갑도 껴봤지만, 여왕벌이라 안전하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이군이 이처럼 도전을 거듭하는 이유를 “재미있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말벌, 소형 종 사슴벌레 등 널리 사육되지 않는 곤충들의 사육법을 개발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잘 키워내는 일에 흥미를 느낀다. 이군은 “말벌은 자연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회적인 곤충”이라며 “김좀말벌씨 영상 덕에 말벌도 키울 수 있단 사실을 사람들에게 보여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종에 지섭리(Figulus Jisup Lee) 딴 이름 지어주고 싶어”

이지섭(15)군이 지난달 김포시 인근 야산에서 야간 채집 중 발견한 사슴벌레. 사진 독자

이군의 꿈은 언젠가 새로운 곤충 종을 직접 발견해 본인의 이름을 따 이름 붙여주는 것이다. 이군은 “새로운 곤충을 발견해 논문을 발표하고 이름을 ‘이지섭 벌레’라고 짓는 거다. 쾌감이 엄청날 것 같다”며 “나중에 곤충 연구원이나 전문 브리더(사육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군은 “‘나비 박사’ 석주명 선생은 시련을 거듭하면서도 지리산팔랑나비를 쫓아다녀 이름을 붙여줬다”며 “앞으로 멋진 곤충을 찾아내고, 김좀말벌씨보다 ‘이지섭’이란 이름을 더 떨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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