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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범민족연합 통일대축제, 21일 새중앙교회에서 열려
서경화 북한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이 21일 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에서 열린 2025 범민족연합 통일대축제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딸아. 살아만 있어다오.”

21일 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황덕영 목사) 예배당. 탈북민 2000여명과 남한 교인 1000여명이 모인 이날 예배당이 침묵에 휩싸였다. 편지를 낭독하는 탈북민 김복실씨의 목소리 외에 눈물을 훔치는 이들과 슬픔을 참지 못해 흐느끼는 이들의 소리만이 선명했다.

김씨는 1999년 10월 두만강을 건너 중국 접경지역에서 숨어 지내다 홀로 강제 북송된 뒤 딸 성희양과 헤어졌다고 했다. 편지엔 다섯 살이던 딸을 등에 업고 강을 넘던 기억, 생활고를 피해 중국인 남자와 결혼해 폭력을 당하던 순간의 감정, 체포돼 당시의 다급했던 심경, 이후 홀로 남은 딸이 보육원에 맡겨졌다는 소식을 듣고 20년 이상 딸을 찾아다닌 어머니의 애절함이 담겼다.

“너를 두고 북송되던 날, 차라리 감사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영영 헤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지. 지금은 성인이 됐을 네가 어딘가에 살아 있으리라 믿으며 여태 엄마는 너를 찾고 있다. 이제 성인이 됐을 너를 단 한 번만이라도 만나 이름을 부를 수 있다면…. 살아만 있어다오.”

김현민군이 21일 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에서 이모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이어 ‘인천에 사는 초등학생 김현민군’이 북한에 있는 이모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김군은 “엄마와 할머니는 이모 얘기만 나오면 늘 눈물을 흘리신다”며 “아직도 왜 이모랑 우리가 같이 살 수 없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 기도하면 언젠가는 꼭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만나는 날까지 건강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편지가 소개된 행사는 2025 범민족연합 통일대축제였다. 탈북민 목회자들로 구성된 북한기독교총연합회(회장 서경화 목사)가 주최하고 북한 교도소에서 1000일 가까이 억류돼 온 통일사역자 임현수 목사가 이끄는 글로벌선교훈련원(TMTC)이 주관한 행사다. ‘복음 안에서의 통일’을 주제로 탈북민과 북한선교 사역자, 국내 성도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다.

통일메아리 중창단이 21일 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에서 열린 2025 범민족연합 통일대축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대회는 ‘우리가 걸어온 길’, ‘통일의 마중물로서의 탈북민’, ‘앞으로 걸어갈 길’을 주제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김씨와 김군을 비롯해 평양에서 온 송예지 전도사가 편지를 낭독했다. 각자의 사연은 달랐지만 공통으로 “살아서 만나길 바란다”, “복음이 통일이란 기적을 일으키길 소망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서경화 목사는 개회사에서 “탈북민은 하나님 나라와 무관한 외인이 아니라 통일을 준비하는 주체”라며 “통일은 탈북민만의 일이 아닌 민족 전체의 과업”이라고 말했다.

공연도 이어졌다. 중창단 통일메아리와 평양성결예술단은 찬양과 율동으로 무대를 꾸몄다. 잘 알려진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를 비롯해 난타 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임현수 목사는 “정치나 외교가 아닌 복음만이 통일의 답”이라며 “극단으로 치닫는 사회 속에서도 교회는 하나님의 섭리를 믿고 기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예배 설교는 조봉희 지구촌교회 원로목사가 맡았다. 조 원로목사는 “맹렬히 기도하는 교회를 통해 하나님은 통일의 때를 앞당겨 주실지도 모른다”며 “기도하는 교회와 민족에게 ‘갑자기의 은혜’가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덕영 새중앙교회 목사가 21일 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에서 열린 2025 범민족연합 통일대축제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황덕영 새중앙교회 목사는 축사에서 “오늘의 이 모임이 복음통일을 향한 놀라운 역사를 쓰는 자리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우리가 눈물로 씨를 뿌리면 하나님이 그 기도에 응답해주시고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북녘땅을 열어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은 약 3만4000명이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에 따르면 이 중 200여명이 목회자나 신학생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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