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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정당 탈퇴로 연정 붕괴 위기
야권, 총리 사임·의회 해산 요구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19일 방콕 정부청사에서 훈센 캄보디아 전 총리와의 통화 중 자국 군 사령관을 비판한 사안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방콕=AFP 연합뉴스


국경 지역 무력 충돌로 태국과 캄보디아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캄보디아 실권자 훈센 전 총리와의 통화에서 자국 군을 비판한 사실이 알려지며 정치적 파문이 커지고 있다.
연립정부는 내부 균열이 깊어지며 붕괴 가능성에 직면했고 야권과 시민사회는 총리 사퇴를 요구
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20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논란은 그가 지난 15일 훈센 전 총리와 나눈 비공개 통화 내용 일부가 사흘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통화에서 패통탄 총리는
국경 지역 부대를 지휘하는 분씬 팟깡 태국군 제2사령관을 거론하며 “그는 우리 반대 세력이다. 우리 의도와 다른 말을 듣고 화내지 않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두 나라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인근 영유권을 둘러싸고 수십 년째 분쟁을 이어 오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이 지역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해 캄보디아군 1명이 사망했다. 이후 책임 공방 속에 실무급 협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갈등의 골은 연일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 와중에 분씬 사령관이 “캄보디아와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강경 대응을 주장하자 훈센 전 총리가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 당시 패통탄 총리가 훈센 전 총리를 ‘삼촌’이라 부른 사실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훈센 전 총리는 패통탄 총리 아버지이자 태국 정부 상왕으로 꼽히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오랜 친분이 있다. 그러나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시점에 외국 실세와 친근하게 통화하며 자국 군인을 부정적으로 언급한 것은 주권 훼손
이라는 비판이 태국 내에서 쏟아졌다.

19일 태국 방콕 총리실 인근에서 군부 성향의 보수 인사들로 구성된 시위대가 패통탄 친나왓 총리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방콕=AP 연합뉴스


통화 내용은 캄보디아 측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훈센 전 총리는 ‘투명성을 위해’ 자신이 통화를 녹음했고, 오해나 왜곡을 막기 위해 상원 실무 팀과 외교 태스크포스(TF) 등 정부 관계자 80여 명에게 내용을 공유
했다고 시인했다. 이 과정에서 태국 정부에 비판적인 인물이 외부에 유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잇단 논란 속에 패통탄 총리는 “해당 발언은 협상 과정에서 나온 전략적 표현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태국 외무부는 캄보디아 대사를 초치해 “사적 통화 유출은 외교적 결례이자 심각한 신뢰 훼손”이라고 항의했다.

그러나 정치적 후폭풍은 연일 거세지고 있다. 19일 저녁에는 연립정부 제2당이자 하원 69석을 보유한 품짜이타이당이 긴급 회의를 열고 연정 탈퇴를 공식화했다. 당은 “총리가 태국 국가 명예를 실추시키고 군과 국민 간 관계를 악화시킨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등 다른 연정 소속 정당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원에서 과반을 유지하지 못하면 연정은 자동 붕괴
된다. 이 경우 총리는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거나, 사임 후 다른 정당에 연정 구성을 넘겨야 한다.

야권도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19일에는 군부 중심의 보수 성향 ‘노란 셔츠 시위대’가 방콕 총리실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총리 사퇴를 촉구했고, 같은 날 진보 시민단체도 총리를 국가보안법 위반과 직권 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패통탄 총리 거취는 물론, 태국 정국 전반의 향방도 안갯속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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