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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김현수 '극우 청년의 심리적 탄생'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일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지상파 3사의 21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결과 20대 이하 유권자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지지율은 37.2%,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36.9%였다. 두 후보를 합하면 74.1%로 20대 대선 때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답한 20대 이하 남성의 비율인 58.7%보다 15.4%포인트 높다. 1월 초 서울 서부지방법원 난동 사태 당시 현행범으로 체포된 90명 중 절반이 넘는 46명이 20, 30대로 파악됐다는 보도도 있다. 청년층의 보수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서부지법 난동 사태에 큰 충격을 받고 청년의 극우화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다면서 극우 청년을 이해하려면 ‘이성’이 아닌 ‘감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앞서 마음을 먼저 보라는 것이다. 진료실에서 직접 만난 극우 성향의 남성 청년들의 사례에서 저자는 분노와 불신, 외로움, 원한, 불안, 피해의식, 좌절감, 박탈감, 두려움, 강자 또는 공격자에 대한 동일시 혹은 선망, 병적 자기애 성향 등을 발견하고 그것의 근원과 영향을 추적한다.

청년의 분노는 가족과 학교에서 시작한다. 어려서부터 시험과 성적의 압박에 시달리지만 정서적으로 소통할 상대가 많지 않은 외로운 환경에서 성장한 청년, 특히 남성 청년은 군대부터 일자리까지 자신들이 역차별당하며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고 여긴다. 진보 정치인과 여성에 대한 분노가 넓게 퍼져 있다는 뜻이다. 외로움은 분노와 원한을 심화시키는데, 청년의 부족한 소속감을 채워주는 것이 인터넷 세계다. 불안과 억울함을 터트리며 자신의 힘을 확인하고픈 청년들은 인터넷과 게임 같은 익명의 사이버 공간에서 욕설과 혐오, 조롱, 비난을 쏟아낸다. 농담으로 시작했던 차별과 증오는 실제 폭력적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저자는 국내 청년들의 사례에 그치지 않고 미국과 호주, 일본 등 해외 연구를 소개하며 세계 곳곳에서 청년들이 우익화하는 문화적 경로와 과정을 들여다본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남성 청년들은 대개 자신의 것이라고 판단하는 지위와 권리를 빼앗겼다는 생각에 청년기의 불행을 좌파, 여성, 엘리트, 교사, 부모, 이주민에게 돌리며 분노와 원망의 감정을 품고 오른쪽으로 기운다. 고학력 청년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서울대 학보 대학신문이 대선 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여학생 중 단 8%만 이준석 후보를 지지한 반면, 남학생 중 49.5%가 이 후보를 지지했다.

극우 청년의 심리적 탄생·김현수 지음·클라우드나인 발행·220쪽·2만 원


청년들의 극우화를 막기 위해 저자는 청년들의 불안과 불만을 헤아리고 내면의 사회심리학적 서사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원한과 분노를 이겨낼 희망적 이데올로기를 심어주려면 교육 제도부터 개혁하고 청소년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한다. 저자는 “옳은 것보다 친절한 것이 더 중요하다”는 영화 ‘원더’의 대사를 인용하며 친절하고 다정한 민주주의로서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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