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일 종가 3021.84를 기록해 3년 6개월여 만에 3000선을 회복, 시가총액도 2472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합뉴스
20일 코스피가 3년6개월 만에 3000선(장 마감 종가 3021.84)을 돌파한 원동력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30조5천억원짜리 2차 추가경정예산안’ 의결에 따른 유동성 유입을 꼽았다. 증권분석가들은 “잉여 유동성 증가 기대감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상승을 가져오고 있다”며 삼성전자 주가까지 반등이 시작된다면 지수는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7월 초에 발표될 주요 대기업의 2분기 실적과 7월 초 미국과의 관세협상 결과가 요즘의 코스피 상승 흐름에서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장마감 코멘트에서 “지난 17일(2998)과 19일(2996) 목전에서 실패한 이후 삼세번 만에 도착한 삼천세계의 코스피”라며 이날 코스피·코스닥 지수 상승은 대규모 추경안 통과에 따른 소비 활성화 기대감을 주로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대규모 추경에 지역화폐, 소비쿠폰이 포함되면서 시중 유동성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고, 증가한 유동성이 조만간 주식시장으로 흘러들 거라는 기대감이 퍼졌다는 것이다. 이날 상승 종목은 코스피 489개, 코스닥 942개, 하락 종목은 코스피 391개, 코스닥 670개였다. 이날 코스닥도 791.53에 장을 마감하며 지수 800포인트까지 이제 1.0%가량 상승분만 남긴 모습이다.
대규모 추경 테마가 이날 시장을 주도했다. 영화산업 종목은 영화관 할인쿠폰(271억원) 배부가 추경에 편성되면서 바른손이앤에이와 CJ CGV 등이 크게 올랐고 추경 편성안에 재생에너지 예산이 포함되면서 두산퓨얼셀 등 재생에너지주도 강세를 보였다. 화장품 종목들에도 전국민 소비쿠폰발 매출이 증가할 거라는 기대감이 퍼졌다.
KB증권도 장마감 코멘트에서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 랠리가 연장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상승 동력”이라며 “전날 의결된 추경안에 담긴 소비 회복 기대감으로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민간 소비 활성화 기대감에 영화, 음식료, 유통주들이 상승한데다 AI, 스테이블 코인 등 이재명 정부 정책 테마주도 강세 흐름을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증시는 이날 노예해방의 날 기념일로 휴장이었고, 중동 리스크의 경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결정을 2주 미루면서 시장은 다소 긴장을 누그러뜨리며 안도한 하루였다. 특히 이날 일본 증시와 대만 증시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여, 코스피의 상승 탄력이 확실히 부각된 날이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요즘 코스피는 상장기업의 이익·실적 측면보다는 자본시장 선진화, 밸류업 기대감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저평가 함정에 갇혀있던 코스피 시장에 ‘저평가 매력’ 논리가 가동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는 현재 12개월 선행 기준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PER(주가수익비율) 10배 수준으로 회복했다. 분석가들은 2차 추경안(30.5조원) 통과에 더해 연내 1~2회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잉여 유동성이 주식시장에 유입될 거라는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신한투자증권은 “잉여 유동성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상승을 가져오고 있다”며, 삼성전자 주가까지 반등이 시작된다면 지수는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반도체 종목의 경우 오는 3분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4) 제품이 품질 승인을 통과할 수 있을지 확인이 필요하고, 7월 초에 발표될 주요 기업 2분기 실적과 7월초 미국-한국 관세협상 결과가 향후 코스피 흐름에서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KB증권은 “중동 상황 격화, 단기 과열 우려 등 지속적인 지수 하방압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