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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커스]


강민훈 NH투자증권 Digital사업부 대표

검은 무대, 간결한 메시지, 1인의 발표 형식.

NH투자증권이 증권사 기자간담회의 문법을 갈아엎었다. 무대 구성과 진행은 애플의 그것을 벤치마킹했고 메시지는 명료했다. NH투자증권이 6월 17일 선보인 ‘더 퍼스트 미디어데이(The First Media Day)’는 서비스 설명회를 넘어 ‘정보 플랫폼’으로서 증권사의 미래를 선포하는 무대였다. NH는 이날 거래 중심에서 정보 중심으로 MTS를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승부가 달라졌다” N2의 선언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이 미디어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수수료 무료 경쟁은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해외 투자자를 돕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게 증권사의 역할입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은 이날 ‘더 퍼스트 미디어데이’에서 플랫폼 전환을 공식화했다. NH가 새롭게 제시한 투자 플랫폼은 거래 중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벗어나 정보와 전략 중심의 ‘투자 인사이트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다.

이 플랫폼의 핵심 키워드는 ‘현지인처럼 투자하기’다. NH투자증권은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으로 투자정보 접근성과 적시성 부족, 현지와의 시차로 인한 정보 격차, 거래 수수료 부담 등 세 가지를 짚었다. 문제 해소를 위해 현지 투자자가 접하는 수준의 생생한 정보와 전략을 제공하는 것이 이번 플랫폼 전략의 골자다.

두 축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전략적 제휴, 그리고 AI 활용이다. 글로벌 협업을 통해 투자자의 ‘판단 타이밍’ 문제를 해소하고 실질적인 투자 실행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정보의 거리와 시간차를 좁히겠다는 전략이다.

NH투자증권이 미국 대표 투자 플랫폼 ‘시킹알파(Seeking Alpha)’와 맺은 3년 독점 계약은 이번 플랫폼 전략의 핵심 서비스다. 월간활성이용자(MAU) 2000만 명, 자체 애널리스트만 1만8000명, 한 달에만 약 5000건의 리포트를 쏟아내는 이 플랫폼은 미국 투자자 사이에서 ‘월스트리트저널보다 빠르고 날카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민훈 NH투자증권 디지털사업부 대표는 본인을 ‘시킹알파 유료회원’이라고 소개하며 “1년에 45만원씩 낸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제 NH 나무 앱에 접속하면 그 프리미엄 정보를 무료로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NH투자증권은 올 하반기에 시킹알파와의 독점 계약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종목별 뉴스 및 전문가 분석, 종목평가를 시작으로 고객의 잔고 및 관심 그룹에 대한 투자 건전성 체크, 성과 부진 종목에 대한 대체 종목 가이드 등 단계별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마치 ‘인바디’ 서비스처럼 투자에도 투자분석 리포트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현지 정보 확충을 위해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미국 펀드스트랫의 대표 전략가 톰 리, 기술적 분석가 마크 뉴턴의 콘텐츠도 투자 플랫폼에 탑재했다. 이는 유튜브 경제방송 ‘삼프로TV’와의 서비스 독점 계약으로 진행된다. 또 미국 기관투자가들의 전유물이었던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외신의 헤드라인 및 시장지표 분석 자료를 독점 제공한다. 강 대표는 “월스트리트에서 실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말하는 콘텐츠”라며 “미국 제도권의 흐름과 시장 심화 정보를 매일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콘텐츠는 AI 요약, 한글 번역, 더빙 기능을 더해 MTS 플랫폼 내에서 아침과 저녁 하루 2회 제공된다.

실시간 종목 급등락 이슈를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춰 바로 요약해주는 서비스도 더했다. NH는 이를 위해 미국의 금융 콘텐츠 플랫폼 ‘벤징가’와 제휴를 맺었다. 벤징가는 MAU 1400만 명의 미국 실시간 뉴스 기반 정보 서비스로 기업공시, 속보, 실적 등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단기 정보를 초 단위로 전송한다. 강 대표는 “벤징가는 실시간 속보를 전달하는 가장 빠른 플랫폼 중 하나”라며 “급격한 시세 변동이 발생했을 때 그 이유를 파악해주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투자 판단의 복잡함을 줄이기 위해 AI 기반 요약·보조 기능도 함께 도입했다. 강민훈 대표는 생성형 AI 검색 선두주자인 퍼플렉시티와의 MOU를 소개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한 달치 뉴스를 AI가 세 줄로 요약해 보여주고 더 깊이 보고 싶다면 링크를 통해 딥다이브까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 추가 매수를 고려할 타이밍입니다’처럼 종목별 판단을 도와주거나 ‘모멘텀이 꺾인 미국 시장, 지금은 잠시 쉬어갈 때입니다’라는 식의 전략적 조언도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NH투자증권은 앞으로도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강 대표는 “저희보다 해외주식 투자정보를 더 잘 다루는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며 “그런 곳들과의 협업을 항상 열어두고 있고 지금은 미국 중심이지만 일본과 중국도 계속 서칭하며 파트너십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식 형식은 왜 필요했을까이날 NH투자증권이 제시한 플랫폼 전략은 투자의 출발점인 ‘판단’까지 기술과 콘텐츠로 설계하겠다는 선언이었다. 돋보인 건 방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익숙하던 기자간담회 대신 애플을 시작으로 네이버·카카오·토스 등이 도입한 단일 발표 형식을 차용했다. 형식을 통해 메시지의 무게를 드러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였다.

이 같은 의도는 행사명과 주제에 분명히 드러난다. NH는 이날 행사를 ‘더 퍼스트 미디어데이’로 명명했다. NH는 그간 수차례 기자간담회를 열어왔지만 ‘퍼스트(First)’라는 표현을 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주식 새로고침’이라는 주제 역시 회사의 주제 전환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형식이 전략이 된 이유는 메시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거래를 중개하는 브로커리지 플랫폼을 넘어 정보를 판매하고 통찰을 설계하는 플랫폼으로의 정체성 전환. 이러한 변화를 설명하려면 전통적인 IR 방식 대신에 무대 위 형식으로 시각화될 필요가 있다.

윤병운 사장은 “이제는 본격적으로 해외 투자자를 돕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저희의 핵심 방향”이라며 “1년 동안 부단히 노력해 오늘의 결과를 만들었고 오늘 이 자리는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플랫폼 전략의 핵심 메시지를 정제된 형식으로 선언하려는 의지가 드러난 대목이다.

다만 실제로 이러한 전략 전환이 리테일 투자자의 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보 접근성과 판단 도구의 확장이 투자자의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향후 사용자 경험과 투자 행동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강민훈 대표는 “중요한 건 고객의 거래를 유도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자산 증식을 실질적으로 돕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라며 “고객의 자산을 성장시키는 데 기여하고 이를 통해 회사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꾸준히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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