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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커스]


코스피가 3년 5개월 만에 ‘삼천피(3000선)’를 탈환했다. 단기 과열과 추가 상승에 대한 엇갈린 전망이 공존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증시 방향성 자체는 여전히 ‘우상향’이라고 입을 모은다. 변동성이 큰 장세인 만큼 속도보다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며 점진적인 분할 매수가 필요한 구간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 증시, 상승 여력 충분”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20일 장중 3000선을 넘어섰다. 2022년 1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의 일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오전 10시 57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26.63포인트(0.89%) 오른 3004.37이다.

장중 3000선을 기록한 것은 2022년 1월 3일(3010.77) 이후 3년 5개월여 만이다. 코스피가 최초로 장중 30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21년 1월 6일(3027.16)이다.

6월 초부터의 랠리로 코스피는 4월 저점(2200선) 대비 30%대 급등했으며 이에 따라 단기 피로감과 고점 경계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책 기대감과 외국인 수급 개선에 주목하며 상승 기조가 유효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상법 개정,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새 정부의 자본시장 부양 정책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코스피 5000’ 공약 등 정책 가시화에 대한 기대가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원화 환율 하락이 부담이긴 하지만 미·중 관세 협상 진전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기업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다”며 “추경과 상법 개정 등 주식시장 부양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진행되면서 한국 증시의 단기 급등(오버슈팅)’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초 이후 여전히 10조원 이상 순매도 상태인 만큼 거시 환경 개선 여부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더 유입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은 향후 수급 흐름을 결정지을 핵심축이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도 “환율 레벨의 하락과 높은 밸류에이션 매력도로 인해 외국인 자금 유입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외국인 순유입 지속으로 인한 지분율 상승이 전망되는 만큼 코스피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외국인의 매수 전략에 더욱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연내 32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다운 LS증권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추가적인 외국인 지분율 확대 가능성이 있다”며 “정책 가시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의 한국 주식시장 복귀를 기대할 수 있고 개인들의 매매 패턴을 고려하면 지수 하락 시 순매수 강도가 높아 하방 경직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주요 리서치센터는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3100~3150포인트로 제시하며 추가 상승 가능성을 언급했다. 외국계 기관들도 한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JP모간은 “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며 한국 주식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하고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3200으로 제시했다.

외국인의 최근 단기 수급이 환율과 정책 기대에 있다면 중장기 수급은 제도 개편과 MSCI 재분류 여부에 달렸다. 6월 24일(현지 시간, 한국시간 25일 새벽) MSCI는 한국의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목록에 포함되면 2026년 6월 정식 편입이 발표되고 실제 지수 반영은 2027년 6월에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제도 개선 효과가 반영되며 올해 평가에서 부정적 판단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도 MSCI 편입이 한국 증시의 수급 환경을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편입되면 17조에서 65조원 상당의 추가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며 “자금이 추가 유입됨으로써 유동성이 커지니까 주가 상승의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단, 선진국 지수 편입이 곧바로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직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현재 이머징마켓에서의 한국 비중은 높지만 선진국 지수로 이동할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배정받기 때문에 오히려 인덱스 추종 자금의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편입 자체보다도 편입을 위한 제도 정비와 접근성 개선 과정이 외국인 자금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3000 넘으면 현금화 기회”증시가 과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특히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는 중동 분쟁 재점화와 미국발 관세 이슈 등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단기 되돌림이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월 초를 저점으로 관세 완화, 조기 대선, 신정부 정책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되며 단기 급등한 상태”라며 “이제는 피로감 해소 과정이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IBK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유사한 랠리 뒤에는 평균 -7.6%의 단기 조정이 뒤따랐고 최근 3차례 평균 조정폭은 -4.9% 수준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코스피가 2800대 초반까지 되돌릴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6월 들어 코스피 급등은 유동성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며 “3000선을 일시적으로 넘어설 수는 있겠지만 주식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거래대금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회전율 지표는 시장 과열을 가늠하는 척도인데 이 수치는 5월 2배 수준에서 6월 13일 3.37배로 급등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개인들이 FOMO(자기만 소외된다는 두려움)를 느끼며 시장에 진입하고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추경 논의 본격화로 장기 금리가 반등하고 한국은행도 부동산 시장 부담 탓에 금리인하에 신중한 입장이어서 유동성 기대는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상승세를 주춤케 한 중동 지정학 리스크도 예의 주시해야 할 악재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이벤트의 예측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하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정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중동 확전 우려, 연준 FOMC 결과 등 대외 변수와 더불어,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도 커진 상황”이라며 “단기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조정은 매수 기회…반등 흐름 탈 것”단기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를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시적인 되돌림 구간에서 매물을 소화한 후 정책 기대와 실적 개선 모멘텀이 재부각될 경우 증시는 다시 반등 흐름을 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기존 2400~2900포인트에서 2600~3150포인트로 상향 조정하며 “지수 궤적은 3분기 조정, 4분기 반등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점은 3분기 초중반에 나올 수 있으며 미국 재정 리스크, 특히 부채한도 협상 과정의 마찰이 조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반면 4분기는 주요국의 통화 완화와 수급 개선이 맞물리며 반등 가능성이 높다. 3분기에 조정이 나타난다면 저가 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시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미국 재정 리스크를 주요 변수로 꼽았다. 김 애널리스트는 “특히 워싱턴발 뉴스가 주요 리스크”라며 “우선 올해 7~8월은 관세 유예 만료 일정이 집중돼 있다. 대부분의 70개 국가들이 7월에 만료되고 중국은 8월이다. 미국 재무부의 현금 잔고도 여름에 바닥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김대준 애널리스트보다는 조금 더 지연된 “3분기 말 4분기 초(9월 말~10월 초)에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병연 애널리스트는 “부채한도 협상 과정은 실질적으로 협상 연장과 지연이 반복되는 구조”라며 “2019년에도 같은 흐름이 있었고 이번에도 예산안·부채한도·감세안이 9월 말에 한꺼번에 처리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덧붙였다. 이 시기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윤지호 경제평론가는 지정학 변수에 유의할 것을 조언하면서도 점진적 매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에 직접 타격을 가하면 이는 간단치 않은 사건”이라며 “단기 변동성은 항상 우리를 힘들게 한다. 레버리지가 높다면 조심해야 할 구간이며 실탄이 있다면 서두르지 말고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 점진적 매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가와 관련한 리스크에 대해선 시장 내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확전으로 유가 리스크가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이번엔 과거보다 시장 반응이 차분하다”며 “하마스 침공이 있었던 2023년보다도 오히려 더 안정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주요 원유 생산국이기 때문에 유가 상방 압력은 분명 존재한다”면서도 “유가가 90달러를 넘거나 전년 대비 50% 이상 급등할 경우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현재는 70달러 수준에서 안정적이어서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풍부한 유동성이 리스크를 완충하고 있으며 유가가 다시 급등한다 해도 이후 반등도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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