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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바이오에 쏠린 시선
[비즈니스 포커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필요하고 유용하면 구별 없이 쓰겠다. 이재명 정부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 (이재명 대통령)

새 정부가 ‘실용적 시장주의’ 경제기조를 내걸고 첨단전략산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1조2600억원 규모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대기업의 공식적인 투자 발표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부와 재계가 6월 13일 첫 공식 회동을 한 후 나온 투자라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재계에서는 LG의 조 단위 투자를 시작으로 주요 그룹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첨단전략산업기금을 신설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의 국내 투자가 리쇼어링 확산의 촉매제가 될지 주목된다.

새 정부 출범 직후엔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의 정책 기조에 화답하며 민관 협력의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기존 계획을 전략적으로 시기를 맞춰 공개하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당시에도 도요타,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 발표로 새 정부와 보조를 맞춘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기업 총수 및 경제6단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1.2조 투자 신호탄 쏜 LG


LG디스플레이는 2027년까지 경기도 파주 사업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OLED 설비에 약 7000억원을 포함해 총 1조2600억원을 투자한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광저우 LCD 공장 매각 후 국내에서 진행하는 첫 대규모 시설 투자다. 매각 대금 2조2466억원은 OLED 경쟁력 강화와 연구개발에 활용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국내 경제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리쇼어링(해외 생산 역량 국내 복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전략기술 분야 복귀 기업에 최대 500억원의 투자 보조금을 지급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로 정부로부터 최대 500억원까지 투자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SK그룹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에 100메가와트(MW) 규모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 2027년 1단계 40MW 가동을 시작으로 2029년 완공 시 103MW 규모가 될 예정이며 GPU 약 6만 장이 투입된다. 투자 규모는 최대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은 기존 조선·석유화학 산업 중심에서 디지털전환이 필요한 지역으로 이번 투자는 정부의 디지털전환 및 지역 균형 발전 정책과 맞물려 AI 중심 디지털 허브로 거듭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3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에서 이 같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은 이전부터 SK 측과 울산시가 협의해온 사안이지만 새 정부 출범 및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 회동 직후 언론에 공개돼 민간 주도의 대규모 기술 인프라 투자를 넘어 새 정부의 실용적 시장주의 경제기조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정부 출범 시기 주요 대기업 투자 발표. 그래픽=박명규 기자


SK는 AI 데이터센터, 삼성도 신규 투자 기대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LG디스플레이, SK그룹 등에서 투자 발표가 나온 가운데 삼성전자의 움직임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지난 6월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 대통령과 만나 “AI와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국내 투자 계획 발표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차세대 HBM4 메모리의 양산도 연내 시작할 예정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4월 18만L 규모의 5공장을 완공해 총 생산능력은 78만4000L로 늘었다. 6공장도 준비를 마치고 이사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가 ‘AI 3대 강국’을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민간 투자 확대를 독려하는 상황에서 AI 분야에 대한 기업들의 전략적 투자는 정책 추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이 정책 흐름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투자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며 “추가적으로 AI,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 분야에서 상징성 있는 발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불확실성과 무역 관세 문제 등 복합 리스크는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결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환율 변동성, 공급망 차질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은 투자 시기와 규모를 신중히 검토하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면서 투자 리스크가 커져 당장 선뜻 큰 금액을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 지원과 정책 안정성이 투자 확대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정부의 세제 혜택, 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적극 활용하며 단계적이고 전략적인 투자 방식을 모색 중이다.

SK브로드밴드 가산 IDC에 구축된 AI 데이터센터(AIDC) 모습. 사진=SK텔레콤


실용주의 정부에 빨라지는 투자 시계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경제 기조에 따라 대기업들의 투자 시계는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규제보다는 방향성과 인센티브 중심의 정책을 내세우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에 맞춰 선제적 투자 전략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올해 24조3000억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확정해 R&D, 생산시설, 전략 부문에 역대 최대 수준의 자금을 투입한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해외 투자가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면서도 국내 산업 기반 역시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미·중 무역 갈등, 환율 변동, 공급망 불안 등 글로벌 리스크를 여전히 부담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실용주의 기조가 실제 투자 확대로 이어지려면 예측 가능한 정책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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