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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렌즈에 여러 도수가 적용된 ‘누진 다초점 렌즈’
10만원대에서 200만원까지 고가로 형성
홈쇼핑서 ‘4만9000원’ 누진 다초점 렌즈 판매하며 ‘인기’
안경사協 “안경사 자율 영업권 침해 우려”
전문가들 “협회의 방송 중단은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

한때 홈쇼핑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던 4만9000원짜리 누진 다초점 렌즈 제품이 돌연 방송 중단됐다. 소비자들은 “저렴하고 기능도 만족스러웠는데 왜 갑자기 사라졌느냐”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하지만 대한안경사협회는 “홈쇼핑 방송이 가격만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오프라인 안경원의 영업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방송 중단을 요청했다. 결국 GS샵과 CJ온스타일 등 주요 홈쇼핑 채널은 방송을 중단했고, 롯데·현대홈쇼핑도 관련 방송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4일 GS SHOP에서 방송한 다비치안경의 '누진 다초점 렌즈 안경' 방송 화면. /온라인 화면 캡처

안경사協 “홈쇼핑은 ‘가격’만 강조, 안경원들의 자율적 영업권 침해”
누진 다초점 렌즈는 노안이 시작되는 40대 전후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제품이다. 원거리·중간거리·근거리 시야를 하나의 렌즈로 해결할 수 있어 기능성은 우수하지만, 보통 10만~200만 원까지 가격대가 넓고 고가 렌즈일수록 왜곡이 적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다비치안경이 출시한 자체브랜드(PB) 렌즈 제품은 4만9000원의 가격으로 홈쇼핑을 통해 공급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기준 이 제품은 누적 6만7000개가 팔리기도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필요한 기능을 가진 렌즈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였던 셈이다.

그러나 안경사협회는 홈쇼핑 방송이 ‘가격’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안경사들의 상담과 추천이라는 전문성을 무시했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PB 제품을 고급 수입 렌즈처럼 오해하게 만든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로 안경원 현장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소비자들이 “홈쇼핑에선 4만원대인데 왜 비싸냐”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다비치안경 측은 대안협의 홈쇼핑 중단 요구는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즉각 반발했다. 소비자가 싼 가격에 누진 다초점 렌즈를 필요로 하면, 필요에 맞춘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는 것이 공급자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또한 유통과 기술 혁신으로 가격을 낮춘 것이지, 품질이 낮은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비치안경에서 4만9000원에 판매 중인 누진 다초점 렌즈 중 SM 제로와 CM 제로는 각각 소모비전과 한미스위스광학의 PB 제품으로, 기술력이 입증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초, 대한안경사협회 측 인사가 GS SHOP 본사 앞에서 '누진 다초점 렌즈' 방송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독자 제공

전문가들 “소비자 선택권 보장해야”...기회는 소비자에게, 선택도 소비자의 몫
전문가들은 대안협이 홈쇼핑 방송을 중단하게 한 것은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침해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협회가 방송을 중단시키는 것은 소비자의 다양한 구매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누군가는 고가를, 또 누군가는 가성비를 원할 수 있는데 그 선택 자체를 막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의 비대칭’을 줄이는 것이라는 것이다.

김주영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업체가 유통 비용을 절감해 더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하는 건 정당한 전략”이라며 “PB상품 유통을 막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특성과 효능을 정확히 비교하는 것이 더 생산적인 대응”이라고 덧붙였다.

대안협이 고가 렌즈에 대한 정보를 확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곽금주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4만9000원 렌즈를 판매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소비자가 일반 안경원이 폭리를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신을 하게 만든다”면서 “안경사협회가 나서서 고가 렌즈와 저가 렌즈의 차이를 설명하고 차별화하면 오히려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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