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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적극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이 집권 초기 여당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20250619
19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당 대표 직무대행은 페이스북에 “내정은커녕 아직 논의조차 안 한 사안이 보도됐다. 두루 의견을 경청하고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 썼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법사위 민주당 측 간사인 박범계 의원이 내정됐다는 일부 보도를 부인한 것이다.

4선 중진인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내 당에서도 전문성이 높은 인사로 꼽힌다. 이때문에 민주당에선 “박 의원이 법사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제일 크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상임위원장 인사권을 쥔 김 원내대표가 이례적으로 관련 보도를 적극적으로 부인한 건 최근 민주당 적극 지지층에서 나온 반발을 의식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의 지지층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재명이네마을’에는 전날 “박 의원에게 ‘법사위원장직을 고사하라’는 문자를 보내자”는 게시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이들은 ‘박 의원이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개혁을 성공시키지 못했다’거나 ‘추미애ㆍ김용민 의원 등에 비해 지나치게 협상파’라는 이유를 들며 박 의원의 법사위원장직 수행을 반대했다. 같은 날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와 클리앙 등에서도 “김 원내대표에게 ‘박 의원은 안 된다’고 문자를 보냈다”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온 18일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 지지층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마을'에 올라온 게시글. 재명이네마을 캡처
‘개딸’로 불리는 강성당원들은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 관련 목소리도 강하게 내고 있다. ‘이재명은합니다’ 갤러리에선 최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정청래 의원에 대한 반대 여론이 크다. ‘정 의원은 자기정치를 한다.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선 박찬대 의원을 밀어야 한다’는 취지의 게시글이 연일 게시판을 도배하고 있다. 일부 당원은 정 의원 캠프에서 뛰고 있는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정 의원 캠프에 있는 양문석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이루 말할 수 없이 문자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청래법사(위원장)’가 ‘찬대원대(원내대표)’보다 당에 더 헌신했던 게 팩트”라고 썼다가, 게시글이 논란이 되자 이를 삭제했다.

반면 ‘재명이네마을’ 등 다른 커뮤니티에선 ‘정치경험이 더 많고 강한 정 의원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한 재선 의원은 “최근 커뮤니티 여론을 보면 전당대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간다. 특히 친명계로 서로 가깝게 지내던 정청래ㆍ박찬대 의원을 놓고 당원들이 갈린 걸 보고 의원들도 눈치를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민주당이 최근 주요 당직 인선이나 선출 과정에 당원 눈치를 보는 건 대선 전 ‘당원주권정당’을 내걸고 권리당원 권리를 높이는 방향으로 당헌ㆍ당규를 개정해왔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6월 민주당은 국회의장과 원내대표를 선출할 때 당 소속 국회의원 투표를 80%, 권리당원 투표를 20% 반영하는 방향의 당헌ㆍ당규 개정안을 확정했다. 같은 해 8월 전당대회에선 기존에 30%였던 대의원 투표 비중을 14%까지 줄이는 대신 권리당원 투표를 56% 반영해 당원 영향력을 확대하는 룰을 적용해 지도부를 선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도 당 대표 시절 공식석상에서 “국민 주권 국가의 당원 중심 정당으로, 민주적 대중 정당으로 확실하게 당 체질을 바꿔야 한다”(지난해 9월 12일 시ㆍ도당위원장 연석회의)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중진 의원은 “원래 집권 초기 당원의 목소리가 큰 건 당연한 일”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문파’도 지금 개딸처럼 영향력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재선 의원은 “강성당원 눈치를 보다보면 당이 방향성을 잃는다. 우리 당으로선 건강한 모습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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