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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조 민생 추경]
◆ 123만 연체자 빚 감면
중위소득 60% 이하 무담보채권
원금 90% 감면·20년 분할 상환
성실상환 19만명 우대금리 제공
탕감 반복, 금융질서 훼손 지적도


[서울경제]

이재명 정부의 빚 탕감 정책이 윤곽을 드러냈다. 5000만 원 이하 장기 연체 채권과 새출발기금 ‘투 트랙’으로 취약계층·소상공인의 재기 지원에 나선다는 것이 뼈대다.

금융위원회가 19일 소상공인과 서민 채무 탕감에 대해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자기 책임을 다하느라 불가피하게 늘어난 채무에 대해 재정이 책임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된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저소득 소상공인과 장기 연체 채무 조정 등 두 가지 프로그램을 통한 빚 탕감 뒤에는 자영업자 부담 감소와 경기 부양이라는 측면이 동시에 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실제로 중위소득 60% 이하 저소득 소상공인 무담보 채권의 경우 채무 원금의 90%까지 감면해주고 최대 20년 분할 상환할 수 있게 해준다. 지금은 상환 능력에 따라 원금 60~80%를 깎아주고 10년간 나눠서 갚을 수 있게 돼 있다. 금융위는 “중위소득 60%는 법원의 개인 회생 절차의 생계비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총채무 한도를 1억 원으로 설정 시 저소득 연체 소상공인의 약 40%가 수혜 대상이 돼 재기 지원 실효성이 극대화된다”고 전했다.

지원 대상은 2020년 4월부터 이달까지 신규 창업한 이들이다. 당초 지난해 11월이었던 것을 이번 달까지로 확대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에 7000억 원을 반영했다.

새로 도입되는 장기 연체 채권 채무 조정 프로그램은 △7년 이상 연체 △신용대출 △5000만 원 이하 개인 채무를 대상으로 한다. 개인 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 능력이 없는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채권을 소각해 빚 부담을 없애준다. 나머지는 원금을 최대 80% 깎아주고 10년 분할 상환할 수 있게 돕는다. 현재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 워크아웃이 원금 최대 70% 감면에 8년 분할 상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층 유리하다. 5000만 원은 신복위의 채무 조정 신청자 평균 채무액(4456만 원)을 고려한 액수다. 정부는 채무 조정 이외에 서민들의 자활과 재기 지원을 위해 채무자 신용 상태 컨설팅과 취업·창업 지원 등 종합 재기 지원을 병행하기로 했다.

금융 당국은 새 프로그램에 총 80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4000억 원은 추경으로 확보하고 나머지는 금융권 출연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이 어느 정도 출연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정책자금을 성실하게 상환 중인 취약 소상공인 19만 명에게 ‘성실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1%포인트의 이자 지원이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불법 사금융 피해자에게 채무자 대리인 선임 지원을 확대하고 개인 회생 지원 센터 2곳도 추가 설치한다.

일각에서는 반복되는 빚 탕감이 도덕적 해이를 불러오고 금융 질서를 해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의 대표 채무 조정 프로그램이었던 국민행복기금이 8조 1000억 원, 문재인 정부의 장기 소액 연체자 정리가 4조 3000억 원, 윤석열 정부의 새출발 기금이 지금까지 5조 8000억 원을 탕감하는 등 조치가 있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취약 계층에 대한 재기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탕감이 일반화되면 건전한 대출 질서를 흔들 수 있다”며 “고의 연체 유인이 되거나 무책임한 대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당국은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성실 상환자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누구나 장기 연체자가 될 수 있고 사회 통합과 약자에 대한 재기 기회 제공 차원”이라며 “채무 불이행에 따른 감내하기 어려운 추심과 압류의 고통을 감안하면 고의로 연체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소액 연체 채권 매입 가격을 두고도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당국은 장기 소액 연체 채권 평균 매입가율을 5%로 정했는데 대출을 매각해야 하는 금융사와 가격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금융위는 “금융권과는 대체적으로 공감대가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래된 채권은 1%짜리도 있고 5%까지 다양하다”며 “매각과 매입 주체 간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금융권과 협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산 심사가 마무리되면 사업 계획을 구체화하고 3~4분기 중 본격 시행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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