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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신오쿠보 코리아타운 르포
한국 식당 등이 몰려 있는 일본 도쿄 신주쿠구 신오쿠보 거리 코리아타운이 19일 많은 일본인으로 북적이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극우단체들의 혐한 시위가 이어졌던 이 일대는 이제 한류 중심지로 변모했다.

4차에 걸친 한류붐을 타고 시부야, 하라주쿠와 함께 일본 도쿄의 3대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신주쿠구 신오쿠보(新大久保) 코리아타운. 한때 일본 내 극우단체들이 신오쿠보를 뒤덮었던 혐한 시위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자취를 감췄다.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에 따르면 신오쿠보의 유동인구는 이미 하라주쿠를 뛰어넘으며 일본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성지’가 됐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은 올해는 한류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19일 기자가 찾은 신오쿠보는 전국 각지에서 온 일본인과 외국인 관광객 등 엄청난 인파에 휩쓸릴 정도였다. 특히 10, 20대 일본 여성이 많았다. 이바라키현에서 왔다는 중학생 미사키(15)양은 “K팝으로 시작해 한국 화장, 한국 드라마, 한국 음식에 빠지게 됐다”며 “요즘 어딜 가든 K팝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한국 문화가 유행”이라고 말했다.

가게에서는 연신 K팝이 흘러나오고 한국 가수의 포토카드와 응원봉 등 ‘굿즈’를 파는 곳도 즐비하다. 한국 연예인 사진으로 벽면을 도배한 ‘아이돌 카페’도 문전성시다. 거리에선 한국 아이돌처럼 치장한 ‘지하 아이돌’(공연 중심 활동 아이돌)이 전단지를 나눠주며 홍보한다. 한국 연예기획사 오디션에서 떨어졌거나 한국 활동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신오쿠보의 한류는 K팝에 그치지 않는다. 화장품 매장 ‘K뷰티’ 코너에는 일본 여성들이 몰려있고, 한국 음식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편의점과 마트는 발 디딜 틈이 없다. 떡볶이, 호떡 등 한국 길거리음식을 파는 식당 주변은 긴 줄로 지나가기 힘들 정도다. 건물 전체를 한국 제품으로 채운 ‘한류백화점’ ‘K플라자’ 등도 명소로 꼽힌다.

저녁 시간대에는 한국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는 연인과 가족, 직장인들로 신오쿠보는 더욱 붐빈다. 비교적 일찍 영업을 마치는 일본 가게들과 달리 신오쿠보는 밤늦도록 불빛이 꺼지지 않는다. 한국 드라마 영향으로 24시간 영업하는 한국식 야타이(포장마차) 등도 크게 늘었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식당도 대거 진출해 한국에 와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신오쿠보의 변화에 한국인들은 격세지감을 느낀다. 8년 전 일본인과 결혼한 주부 A씨는 “예전엔 낡고 지저분한 가게뿐이어서 실망했는데 젊은이들이 오면서 예쁜 카페도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30년째 중고가게를 운영 중인 김모(56)씨는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던 동네가 10년 새 확 바뀌었다. 젊은 고객들도 훨씬 많아졌다”고 했다.

한국을 바라보는 젊은 일본 사람들의 눈길도 달라졌다. 내친김에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사람도 눈에 띄게 늘었다. 신오쿠보 한국어학원 직원 고바야시 아야노(40)씨는 “한국 가수의 말에 한국 팬들과 함께 웃고 싶다거나 자막 없이 한국 드라마를 보며 원본 그대로 느끼려는 식”이라고 말했다. BTS 팬인 일본 주부 B씨는 “팬카페 활동을 위해 어학원 수업은 물론 별도로 과외도 받고 있다”고 했다.

정재욱 상인연합회장은 “한국의 유행이 신오쿠보에 그대로 퍼지고 또 이를 즐기려는 일본 젊은이들이 몰리는 등 신오쿠보는 일본에 한류를 퍼뜨리는 시작점이자 발상지”라며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상권을 더 체계적으로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다각도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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