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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지지기반에 의구심"…전문가들 "정권 내부 이탈이 관건이나 징후없어"


레자 팔레비의 2006년 모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이란 정권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위기를 맞자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축출된 팔레비 왕조의 수장이 혼란을 틈타 "이란을 되찾자"고 주장했다.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샤(국왕)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의 장남이자 마지막 왕세자인 레자 팔레비(64)는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했다.

레자 팔레비는 "변화의 기회를 위한 운동장이 더 평평해진 것을 이 모든 세월을 지나 처음으로 보고 있다"며 이란인들에게 "일어나 이란을 되찾자"고 촉구했다.

친미 성향 팔레비 왕조는 카자르 왕조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레자 샤 팔레비가 1925년 즉위하며 시작돼 그의 아들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가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폐위될 때까지 이어졌다.

이후 이란에 신정일치 체제의 이슬람공화국이 들어서면서 팔레비 일가는 망명 생활을 했다.

18세 때 미국 공군기지에서 훈련받고 있던 중 혁명을 맞은 레자 팔레비도 이후 이란에 돌아오지 못했다. 그는 미국에 살면서 이슬람 정권 퇴진과 세속 민주주의 국가 수립을 주장해 왔다.

레자 팔레비는 이란 정권이 존폐 기로에 선 가운데 마침내 본인의 시간이 다가왔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그는 본인이 미국을 배경으로 이란 반체제 세력을 대변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슬람 공화국을 대체할 세속 민주주의 국가의 '과도기 지도자'로 나설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레자 팔레비는 이번 사태가 단순히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아니라는 걸 알 만큼 이란인들이 충분히 똑똑하다며 "유일한 반역자는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뿐"이라고 했다.

2월 제네바에서 팔레비 지지자들의 시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레자 팔레비는 '주변인'에 그쳤고 신뢰성이 부족하며 현 이란 정권에 맞설 조직적인 세력을 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FT는 짚었다.

'중동에서 이란의 부상과 경쟁' 저자인 모흐센 밀라니는 "미군 배치 없이 혁명이나 정권 교체를 이루려면 카리스마와 조직, 이란 내부에서 기꺼이 싸워줄 사람들이 필요하다"며 "수용 가능한 미래 비전을 대중화하고 정권에 맞선 전국적인 연합을 결성해야 하는데 그런 징후는 별로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반체제 세력 내 분열이 커졌다며 팔레비 지지자 다수가 목소리를 내고 있고 다른 일부는 반대한다고 전했다.

이란계 미국 학자인 메흐르자드 보루제르디는 설사 미국이 개입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패배시키고 팔레비 왕정을 복권한다고 해도 이란의 정치적 양극화 정도를 볼 때 그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꼭두각시로 여겨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인들을 향해 이란이 지금 가장 약해진 순간이라며 봉기를 부추기고 있지만, 이란에선 그간 반체제 정서가 오랫동안 끓어왔더라도 당장은 이스라엘 폭탄에 대한 분노가 더 큰 상황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 국제학대 교수는 "친정권이든 반정권이든 반이스라엘 정서가 높아지고 있다"며 "시민들은 이슬람 공화국이 사라지기를 바라지만 침공당하는 건 달갑지 않고 생활이 파괴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란 정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것은 현 정권 내부, 특히 군과 혁명수비대의 이탈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루제르디는 "국가와 그 지지자들에게 (감내할 수 있는) 고통의 문턱이 얼마인지, 언제쯤 혁명수비대가 이탈할지가 관건"이라며 "현재로선 엘리트층의 심각한 이탈 징후는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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