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손잡고 나은 미래를 위해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읍시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19일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주일 대한민국 대사관이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개최한 기념 리셉션에 ‘깜짝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 1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첫 한일 정상회담을 나눈 지 하루만의 일이다. 이 대통령은 첫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차이를 넘어서자”며 양국의 미래 협력을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이시바 총리의 리셉션 참석에 한국 측 인사들은 크게 반겼다. 지난 16일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한국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이 대통령이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으로 불참하고 영상 메시지로 올해 환갑을 맞은 양국 관계를 축하한 것보다 한 발 더 나간 우호의 제스처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양국 수교 50주년 행사에는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이 서로의 행사에 나란히 교차 참석해 자리를 빛낸 바 있다.
이날 오후 5시경 1965년 6월 22일 한일기본조약 조인식 당시 쓰인 병풍으로 장식된 연단에 오른 이시바 총리는 “얼마 전 ‘조선통신사의 지혜’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에 메시지를 보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이웃을 잘 알고 싶어한다는 인간이 갖는 자연스러운 마음으로,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한국이 이렇게 교류가 계속돼왔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60년간의 관계가 양국 국민에 의해 지탱돼 왔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는 말도 보탰다.
이시바 총리는 이어 전날 이 대통령과의 만남을 꺼내 들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님과 전화 회담을 거쳐 일본 시간으로는 어제지만 캐나다 카나나스키스에서 처음으로 직접 뵈었다”며 첫 정상회담에 대한 소감을 이어갔다. 이시바 총리는 “앞으로의 일·한 관계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 서로 생각을 맞춰가며 아주 좋은 뜻깊은 논의가 됐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저출산과 인구 감소, 지방활성화 문제 등 ‘공통 과제’를 끌어안고 있다면서 “협력할 수 있는 분야, 반드시 협력해야 하는 분야도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어 “일·한 협력의 지평을 더욱 넓히면서 지금까지 이어온 교류의 바통을 확실하게 다음 세대에 넘겨주려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과 한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이 엄중해지고 있기에 더욱 서로 손잡고 나은 미래를 향해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자”는 말로 축사를 마쳤다.
당초 일본 외무성은 ‘상호주의’에 입각해 이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로 한일 수교 60주년을 축하한 만큼, 이시바 총리 역시 영상 메시지로 축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미국과의 관세협상과 도쿄도의회 선거(6월 22일)와 7월 참의원(상원) 선거 등 일본 국내 정치 상황 등이 빠듯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이시바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 후 전용기로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것은 지난밤 10시. 약 40분 뒤 총리 숙소인 공저에 들어간 그는 19일 오전 일정만을 비운 뒤 오후 1시부터 여야 대표 회동을 진행할 정도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한·일관계 전문가인 이케하타 슈헤이(池畑修平) 아오야마가쿠인대 지구사회공생학부 교수는 “첫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윤석열 정권에서 재개한 일본과의 셔틀외교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하면서 일본 정부도 이를 좋은 신호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집권당인 자민당에서도 오랜 ‘아웃사이더’로 불려온 이시바 총리의 ‘성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은 “그간 한국을 수차례 방문하고 한국과 대만에 대한 애정을 보여온 데다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협력은 불가결하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리셉션에서는 흔치 않은 장면들이 속속 연출됐다. 2023년 셔틀외교를 재개하며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한일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가 건배사를 맡았고,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도 모습을 드러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는 이날 박철희 대사와 따로 면담을 나누는 등 4명의 전·현직 총리가 한국 대사관 행사에 일제히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 중의원 의장은 물론 정권 2인자로 불리는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과 이시바 총리의 측근이자 한국에 많은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외무상·나카다니 겐(中谷元) 방위상,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재무상·아베 도시코(阿部俊子) 문부과학상·아사오 게이치로(浅尾慶一郎) 환경 등 이시바 내각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현직 장관 6명이 한자리에 모인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이 밖에도 새 정부 출범 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전화통화를 나눈 오카노 마사타카(岡野正敬)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일본 측 의원 100여명, 재계와 학계,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주호영 한일의원연맹 회장 등 국회의원 10여명과 교민 등이 참석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행사장을 가득 채운 1000여 명은 한일 관계 발전을 기원하며 기시다 전 총리의 건배사와 함께 건배를 들기도 했다. 이날 기념 리셉션을 개최한 박 대사는 “지난 60년의 한일관계는 성장, 성취, 성공의 역사”라며 “양국의 차세대 주역들에게 희망찬 한·일관계 미래를 넘겨주기 위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19일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주일 대한민국 대사관이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개최한 기념 리셉션에 ‘깜짝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 1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첫 한일 정상회담을 나눈 지 하루만의 일이다. 이 대통령은 첫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차이를 넘어서자”며 양국의 미래 협력을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이시바 총리의 리셉션 참석에 한국 측 인사들은 크게 반겼다. 지난 16일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한국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이 대통령이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으로 불참하고 영상 메시지로 올해 환갑을 맞은 양국 관계를 축하한 것보다 한 발 더 나간 우호의 제스처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양국 수교 50주년 행사에는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이 서로의 행사에 나란히 교차 참석해 자리를 빛낸 바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9일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주일 대한민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 주일 대한민국대사관
이날 오후 5시경 1965년 6월 22일 한일기본조약 조인식 당시 쓰인 병풍으로 장식된 연단에 오른 이시바 총리는 “얼마 전 ‘조선통신사의 지혜’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에 메시지를 보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이웃을 잘 알고 싶어한다는 인간이 갖는 자연스러운 마음으로,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한국이 이렇게 교류가 계속돼왔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60년간의 관계가 양국 국민에 의해 지탱돼 왔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는 말도 보탰다.
이시바 총리는 이어 전날 이 대통령과의 만남을 꺼내 들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님과 전화 회담을 거쳐 일본 시간으로는 어제지만 캐나다 카나나스키스에서 처음으로 직접 뵈었다”며 첫 정상회담에 대한 소감을 이어갔다. 이시바 총리는 “앞으로의 일·한 관계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 서로 생각을 맞춰가며 아주 좋은 뜻깊은 논의가 됐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저출산과 인구 감소, 지방활성화 문제 등 ‘공통 과제’를 끌어안고 있다면서 “협력할 수 있는 분야, 반드시 협력해야 하는 분야도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어 “일·한 협력의 지평을 더욱 넓히면서 지금까지 이어온 교류의 바통을 확실하게 다음 세대에 넘겨주려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과 한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이 엄중해지고 있기에 더욱 서로 손잡고 나은 미래를 향해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자”는 말로 축사를 마쳤다.
당초 일본 외무성은 ‘상호주의’에 입각해 이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로 한일 수교 60주년을 축하한 만큼, 이시바 총리 역시 영상 메시지로 축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미국과의 관세협상과 도쿄도의회 선거(6월 22일)와 7월 참의원(상원) 선거 등 일본 국내 정치 상황 등이 빠듯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이시바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 후 전용기로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것은 지난밤 10시. 약 40분 뒤 총리 숙소인 공저에 들어간 그는 19일 오전 일정만을 비운 뒤 오후 1시부터 여야 대표 회동을 진행할 정도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시바 총리가 리셉션 참석을 결심한 데엔 첫 한·일 정상회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성을 비롯해 이시바 총리 측근들이 이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과 대일정책에 대한 메시지를 지켜본 뒤 참석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조언을 해왔는데 첫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 정부의 ‘우려’가 사라졌다는 얘기다. 이시바 총리 측이 한국 정부에 참석 소식을 전한 것은 지난 18일 밤. 외교 소식통은 “외교상 상호주의에 입각해 영상 축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나누고 첫 정상회담을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마치면서 이시바 총리가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리셉션에서는 흔치 않은 장면들이 속속 연출됐다. 2023년 셔틀외교를 재개하며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한일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가 건배사를 맡았고,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도 모습을 드러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는 이날 박철희 대사와 따로 면담을 나누는 등 4명의 전·현직 총리가 한국 대사관 행사에 일제히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 중의원 의장은 물론 정권 2인자로 불리는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과 이시바 총리의 측근이자 한국에 많은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외무상·나카다니 겐(中谷元) 방위상,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재무상·아베 도시코(阿部俊子) 문부과학상·아사오 게이치로(浅尾慶一郎) 환경 등 이시바 내각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현직 장관 6명이 한자리에 모인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19일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주일 대한민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 리셉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주일 대한민국대사관
이 밖에도 새 정부 출범 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전화통화를 나눈 오카노 마사타카(岡野正敬)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일본 측 의원 100여명, 재계와 학계,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주호영 한일의원연맹 회장 등 국회의원 10여명과 교민 등이 참석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행사장을 가득 채운 1000여 명은 한일 관계 발전을 기원하며 기시다 전 총리의 건배사와 함께 건배를 들기도 했다. 이날 기념 리셉션을 개최한 박 대사는 “지난 60년의 한일관계는 성장, 성취, 성공의 역사”라며 “양국의 차세대 주역들에게 희망찬 한·일관계 미래를 넘겨주기 위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