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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인당 15만~50만 원 소비쿠폰 지급
상위 10% 선별 시간 소요…1차 전 국민에
기재부 현금성 지원 반대 선회…경기 회복 시급
"한꺼번에 지급해야 소비효과 크다" 의견도
지난달 22일 서울 시내 한 식당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올해 여름휴가 전후로 국민 1인당 15만~40만 원의 현금성 지원을 받게 된다. 이른바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정부는 지급 방식을 두 차례로 나누되 첫 지급 땐 모두에 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고소득 상위 10% 선별 작업은 2차 지급 때 진행하고 나머지 90% 국민은 그 이후 10만 원을 추가로 받게 된다. 재정 악화를 이유로 현금성 지원을 거부해왔던 기재부가 소비쿠폰 지급을 결정한 배경에는 현시점에서 재정이 직접 소비를 직접 끌어올리지 않으면 경기 회복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1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발표안을 보면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50만 원의 소비쿠폰을 지급한다. 재정 여력과 과거 사례를 고려해 지급액을 결정했다. 국민 5,117만 명 중 △상위 10%(512만 명)에는 15만 원 △일반 국민(4,296만 명) 25만 원 △차상위계층(38만 명) 40만 원 △기초생활수급자(271만 명)는 50만 원을 지급한다. 여기에 농어촌 인구소멸지역(411만 명) 거주자에게는 1인당 2만 원이 추가 지급된다. 총 사업 규모는 13조2,000억 원으로 추경을 통해 국비 10조3,000억 원이 투입되고 나머지 2조9,000억 원은 지방비에서 충당한다.

그래픽 = 김대훈 기자


지급수단에서 현금은 제외했다. 지역사랑상품권과 선불카드, 신용·체크카드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사용기한도 2020년 소비쿠폰 지급 사례를 참고해 4개월 내 사용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부가 국민이나 기업에 대가 없이 지급하는 현금성 지출(이전 지출)은 소비로 이어지는 비율(한계소비성향)이 20%에 그친다는 경제학계 이론을 감안해 소비성향을 높이기 위한 장치를 여럿 둔 셈이다. 소비쿠폰 사용처는 지역사랑상품권과 동일하며 사행성 업종이나 유흥업소 사용은 제한된다.

정부는 소비쿠폰 예산이 이번 추경의 목적과 가장 부합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한다. '경기 진작'과 '민생 안정'이라는 이번 추경의 핵심 두 축을 모두를 충족한다는 얘기다. 조용범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은 "전 국민 보편적 지원을 통해 경기 진작을 꾀하고 저소득층을 두텁게 지원함으로써 민생 안정을 도모한다"며 "보편과 선별을 섞어놓은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르면 7월 중순 소비쿠폰 1차 지급 시작



'집행 속도'에도 신경을 썼다. 소득 상위 10%를 선별하려면 건강보험 납부액 기준으로 대상자를 가려내는 데 한 달 안팎 걸리는 만큼 1차 지급 때는 구분 없이 모든 국민에게 일괄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상위 10%와 일반 국민에게는 각각 15만 원씩, 차상위계층과 기초생활수급자에는 각각 30만 원과 40만 원씩 차등 지급한다. 차상위계층과 기초생활수급자는 이미 정부가 명단을 확보하고 있어 즉시 지급이 가능하다. 이르면 7월 중순쯤 지급될 거라는 게 정부의 예측이다. 이후 상위 10%가 결정되면,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국민에게 추가로 10만 원씩 일괄 지급한다. 지원금 규모는 1차 지급에 8조5,000억 원, 2차 지급에 4조6,000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1·2차 구분 없이 한꺼번에 지급하는 게 소비 효과에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없진 않다. 13조8,000억 원 규모의 1차 추경이 집행 중인 만큼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석 전후 소비성향이 높은 만큼 이 시기에 소비쿠폰을 집행한다면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7월 중순과 8월 중순으로 지급 시점이 분리되면 상대적으로 소액이라 소비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고, 한 번에 더 많은 소비쿠폰을 주는 게 행정적으로 간편할 텐데 이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한순기 행정안정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구체적 집행계획은 관계부처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 내용은 별도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사랑상품권 역대 최대 규모 발행



이번 추경에 소비 인센티브 예산도 1조 원 담겼다.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지원이 대표적이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9조 원이 발행될 수 있도록 이번 추경에선 6,000억 원을 투입했다. 재정자립도가 높아 보통교부세를 지원받지 않는 지방자치단체(불교부 단체)는 국비지원이 없었지만, 정부는 이번에 2%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수도권(2%→5%), 비수도권(2%→8%), 인구감소지역(5%→10%)도 국비지원율이 상승한다. 소비자 할인율은 불교부 단체가 자율에서 최소 7%를 할인하도록 했고, 수도권(7~10%→10%), 비수도권(7~10%→13%), 인구감소지역(10%→15%)도 할인율이 각각 상승했다.

아울러 정부는 고효율(1등급)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구매비용의 10%(30만 원 한도)를 환급하고, 숙박·영화·스포츠·미술·공연 등 5대 분야의 소비 진작을 위해 할인쿠폰도 780만 장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6만5,000명인 중소기업 근로자 대상 휴가비 지원 대상도 2배 이상인 15만 명으로 확대해 국내 관광산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임기근 기재부 2차관은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때보다 어렵다고 한다"며 "소비가 매출로 연결되고, 다시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복원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세출 예산을 이번 추경에 꼭 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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