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저가 내연차·하이브리드차 판매에 집중
독일·프랑스 대신 이탈리아·스페인 시장 공략
머스크 정치 리스크도 호재
동유럽 시장도 진출 확대될 듯

유럽연합(EU)의 고율 관세에도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유럽 시장 공략에 오히려 더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속한 개발 역량을 바탕 삼아 판매 차종과 지역을 다변화한 전략이 점유율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18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유럽 내에서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자토다이내믹스(JATO Dynamics)에 따르면 지난 4월 EU 전체 신규 등록 차량 중 중국 브랜드 자동차는 4.9%인 5만3000대를 기록, 전년(2.4%) 대비 두 배로 증가했다.

EV 판매 회복세도 뚜렷하다. 지난 10월 EU가 향후 5년 간 덤핑 방지 관세를 부과키로 하면서 중국산 EV 판매량은 일시적으로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중국산 EV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59% 급증, 동기간 유럽 전체 EV 시장 성장률(26%)을 크게 웃돌았다. 이번 1분기 기준 유럽에서 판매된 EV 5대 중 1대는 중국산으로 집계된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빠르게 유럽 시장 내 입지를 넓힌 비결로는 전략적 유연성이 지목된다. EU의 고율 관세가 EV에 집중되자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입 비중을 높여 저렴한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한 식이다.

현재 EU 내에서 중국산 EV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제조사별로 상이하다. EU 전체 수입차 관세(10%)에 상하이자동차는 35%, BYD는 17%, 테슬라(상하이 생산)는 8%가 추가된다.

실제로 이번 1분기 기준 중국 기업들의 유럽 판매 차량 중 EV 비중은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지역을 다변화한 전략도 주효했을 것으로 평가된다. 오랫동안 유럽 자동차 시장은 독일과 프랑스 중심의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 유럽 외 업체들의 진입이 어려웠다. 아우디와 스코다를 생산하는 폭스바겐의 유럽 신차시장 점유율은 28%에 달하며 푸조와 시트로엥을 둔 스텔란티스는 16%에 육박한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브랜드 로열티가 낮은 남부 유럽 시장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중국차 판매량의 3분의 2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영국에서 이뤄졌다. 이탈리아의 경우 자국 제소사 피아트에 대한 충성도가 대폭 낮아졌으며 스페인은 강한 경쟁력을 보이는 자동차 제조사가 부재한 상황이다. 아울러 영국은 EU 회원국이 아니기에 관세 적용이 이뤄지지 않아 더욱 유리한 시장 조건이다. EV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이들 지역의 특징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유럽 내 정치적 행보도 중국 기업에는 호재가 됐다. 머스크가 극우 정치 세력을 공개 지지하면서 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반감이 심화했다. 지난 4월 BYD의 유럽 내 EV 판매량은 7231대로 처음으로 테슬라(7165대)를 앞선 바 있다.

물론 업체들의 제조 역량이 우수하다는 점도 근본적인 경쟁력이 됐다. 이탈리아 소재 수입차 딜러사의 피에르 쟈코모 카펠라 대표는 “독일 업체들은 신차 개발에 최소 2년이 걸린다”며 “반면 BYD, 지리자동차, 체리자동차 등 중국 업체들은 6개월이면 너끈하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은 이미 도요타와 현대차 등 경쟁사보다 유럽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EAA)에 따르면 4월 기준 EU 신차 등록 대수에서 도요타·현대차 점유율은 약 8%, 포드는 3%에 그쳤다. 제너럴모터스(GM) 또한 전기 캐딜락 판매에만 그치며 미미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향후 중국차 업체들의 유럽 시장 공략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BYD는 내년부터 헝가리와 튀르키예 생산 거점 가동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점유율 확대 조짐이 관측되고 있다. 유럽 자동차 연구기관 슈미트오토모티브(Schmidt Automotive Research)의 펠리페 무뇨스 연구원은 “BYD가 헝가리와 튀르키예 현지 생산을 본격화하면 유럽 내 성장 속도는 지금보다 훨씬 더 빨라질 것”이라 전망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565 김건희 소환 없이 ‘수사 종결’ 수순…‘4년 간 뭐했나’ 비판도 랭크뉴스 2025.06.19
49564 사직 전공의들, '침묵' 대전협에 불만 고조…"향후 계획 밝혀라" 랭크뉴스 2025.06.19
49563 장마 시작부터 폭우…중부 최대 150mm 예보 랭크뉴스 2025.06.19
49562 ‘내란 2인자’ 증거인멸 막아라…조 특검, 김용현 추가 기소 ‘속도전’ 랭크뉴스 2025.06.19
49561 中, 미국의 이란 공격 움직임에 “기름 붓지 말라” 랭크뉴스 2025.06.19
49560 시진핑-푸틴, 전화로 중동 정세 논의... "이란 핵 문제는 대화로 해결해야" 랭크뉴스 2025.06.19
49559 "이란 원전 폭발시 체르노빌급 재앙…걸프 3일내 식수 고갈"(종합) 랭크뉴스 2025.06.19
49558 이재명 대통령 귀국날 “尹대통령 귀국”…YTN 자막 오보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6.19
49557 무력 충돌 격화…이스라엘 교민 등 26명 요르단으로 대피 랭크뉴스 2025.06.19
49556 '이 동작' 혼자 못 하는 사람…"12년 내 사망할 확률 높다" 랭크뉴스 2025.06.19
49555 이스라엘 체류 교민·가족 26명 정부제공 버스 타고 요르단으로 대피 랭크뉴스 2025.06.19
49554 이란 탈출 한국유학생 "우리집도 폭격받을 수 있겠다 생각" 랭크뉴스 2025.06.19
49553 서울 중학생 30여명 학교 수돗물 먹고 집단 복통...서울시 "세균 가능성 없다" 랭크뉴스 2025.06.19
49552 최후통첩 속 충돌 격화…‘이스라엘은 핵시설·이란은 병원’ 공습 랭크뉴스 2025.06.19
49551 이란 교민 등 20명, 투르크로 대피…"버스로 1200㎞ 달려" 랭크뉴스 2025.06.19
49550 '당근과 채찍' 든 김병기… 본회의 미뤘지만 원구성 협상은 불가 랭크뉴스 2025.06.19
49549 트럼프 “할 수도, 안 할 수도”…미국, 이란 공격 준비 끝냈다 랭크뉴스 2025.06.19
49548 푸틴·시진핑, 1시간 통화 "이스라엘, 휴전해야"…美 자제도 촉구 랭크뉴스 2025.06.19
49547 “환경에 좋다고 쓰다가 사망할수도”…‘이것’ 잘못 쓰면 큰일납니다 랭크뉴스 2025.06.19
49546 [단독] 검찰, ‘김상민 채용’ 자료요구… 국정원 “영장부터” 랭크뉴스 2025.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