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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싱가포르서 활발하게 쓰이는 레돗페이
가입 절차 어렵지 않고 계좌 충전도 순식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나오면 똑같이 결제 가능

홍콩에서 레돗페이로 결제하는 모습. 각각 스타벅스(좌)와 현지 마트(우). /민서연 기자

지난 16일(현지시각) 홍콩의 한 마트에서 64홍콩달러(HKD)어치 마라맛 곤약과자를 계산했다. 레돗페이(RedotPay)에 충전되어 있던 선불금은 가입하면서 선물 받은 5달러(USD)와 기자가 바이낸스를 통해 입금한 20테더(USDT)로 총 25USD가량. 결제는 ‘띠링’ 소리와 함께 1초 만에 완료됐고 레돗페이에 남은 금액은 16.6675USDT. 두 가지 화폐가 섞여 있었음에도 자동으로 5USD와 3.3325USDT가 혼합되어 결제를 위해 사용됐다.

홍콩에 본사를 둔 레돗페이는 2023년 설립된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이다. 레돗페이는 비자 결제망을 통해 결제를 지원한다. 비자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가맹점에서 레돗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 음식점과 편의점 등 홍콩 현지 곳곳에서 레돗페이를 사용했으나 결제가 거절된 적도, 의문을 품고 보는 상점 주인도 없었다. 스테이블코인의 종류가 늘어나고 활성화되면서 홍콩과 싱가포르 등 해외 곳곳에서 가상자산 지급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와 서클(USDC)은 1코인당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한다.

그래픽=손민균

인증 후 카드 발급까지 10분 내 완료
홍콩에서 만난 레돗페이 팀은 금융권 출신의 설립자가 이끌고 있었다. 특히 기존 결제 시스템과 비슷한 가상자산 지급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결제 과정만큼 가입 과정도 간단했다. 레돗페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 가입한 뒤 본인인증(KYC)을 위해 신분증이나 면허증, 여권의 사진을 찍으면 5분 내로 인증이 완료된다. 레돗페이에서는 최장 20분까지 걸릴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3분이 채 안 돼 인증이 완료됐다.

이때부터 선불금 충전이 가능해진다. 선불금은 ▲USDT ▲USDC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소닉(S) ▲달러(USD) 총 7가지다. 원하는 종류의 가상자산 혹은 달러를 선택해 충전하면 된다. 기자는 가장 많이 활용되는 USDT를 바이낸스 계좌에 충전했다. 송금 시간도 1분 내외. 업비트나 빗썸 등 국내 원화거래소에서도 레돗페이 계좌로 송금을 시도했으나, 국내법상 정확한 지갑주소 관리주체가 확인되지 않아 출금이 불가능했다.

인증이 완료되고 나면 결제를 위한 카드를 발급받으면 된다. 카드는 가상(10USD)과 실물(100USD) 두 가지가 있는데, 레돗페이 팀 측에 따르면 현재 실물 카드는 규제 이슈로 국내 발급이 중단된 상태다. 가상 카드는 10USD를 결제하고 나면 즉시 발급되고 곧바로 애플페이나 구글페이에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평소 가상자산 거래를 해본 사람이라면 설치부터 송금, 카드 발급까지 전 과정이 10분 내로 끝난다.


신용도 확인 없이 발급, ‘환전’ 문화 사라질 수도
레돗페이 팀은 금융 소외국에서 결제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레돗페이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본인인증 과정은 있지만 이메일 계정과 본인인증 수단만 있으면 신용도 확인 없이 곧바로 결제할 수 있다. 체크카드 형식으로 가상자산만 충전하면 비자 가맹점 어디서나 결제가 된다. 가상 카드가 주요 결제 수단이라 분실 위험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요새 은행권에서 여럿 나오는 트래블 전용 카드와 다를 바 없지 않느냐고 질문할 수도 있다. 트래블 카드도 여전히 환전의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국가 통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나오면 ‘환전’이라는 기능 자체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 예컨대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영국 파운드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튀르키예 리라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을 모두 레돗페이 지갑에 들고 있다면 결제 시점에 적절한 화폐로 자동 결제된다는 의미다.

다만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기에는 아직 초기 단계다. 블록체인이나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없다면 글로벌 거래소에 가입하는 단계부터 장벽이 높다. 또한 레돗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은 국내부터 해외 곳곳까지 다양하지만, 레돗페이 팀이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지 않다. 한국을 비롯해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가 명확하지 않은 국가가 있어서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가상자산 결제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통화 주권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며 “국내 지급결제 사업자나 가상자산 사업자가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규제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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