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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수 회장 작년 조연호 전무에게 회사 주식 증여
LNG 운반선 수요 증가로 매출·이익 ↑
조연호 전무 ‘경영 능력’에는 의문 부호
대표 맡고 있는 계열사는 ‘적자’

‘3세 승계’ 작업을 끝낸 한국카본이 액화천연가스(LNG·Liquefied Natural Gas) 운반선 수요 증가로 준수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다만 20대에 임원에 오르고 30대에 최대주주가 된 3세가 경영 능력을 시장과 구성원에게 입증해야 한다는 점은 숙제로 남아 있다.

한국카본 제공

‘경영 철학’ 두고 경영권 분쟁…한국카본 수장된 조문수 회장
한국카본은 1984년에 설립된 복합소재 기업이다. 독학으로 유리섬유 등 국산 복합소재를 발전시켜 1972년 밀양시에 한국화이바를 창립한 조용준 회장이 설립했다.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LNG 운반선 단열재, 항공, 철도, 방산 부품 등 산업 분야에 제품을 공급했다. LNG 운반선 핵심 부품인 단열 패널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당초 조용준 회장은 장남인 조문수 회장을 후계자로 낙점했다. 하지만 경영관 차이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자 조용준 회장은 2009년 10월 조문수 당시 한국화이바·한국신소재·한국카본 대표이사에게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조문수 회장이 이에 반발해 부자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

경영권 분쟁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법원은 한국화이바는 조용준 회장 측이, 한국카본은 조문수 측이 가져가는 계열분리안을 제시했고 부자가 이를 받아들여 2012년 한국카본은 한국화이바에서 독립했다. 이후 조용준 회장이 한국카본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다.

그래픽=정서희

3세 승계 끝낸 한국카본…“가치사슬 통합, 전문성 증대”
한국카본은 2023년 변화를 맞이했다. 한국카본은 조문수 회장의 장남 조연호 전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관계사 한국신소재와 합병했다. 한국카본은 흡수합병 대가로 신주를 발행해 한국신소재 주주인 오너 일가에게 지급했고, 조 전무의 한국신소재 지분 70%는 한국카본 지분으로 바뀌었다.

조 전무는 한국카본 지분 3.72%만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 합병으로 지분율을 13.86%까지 높여 조문수 회장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1994년생인 조 전무는 1남 2녀 중 셋째로 영국 런던에 있는 임페리얼 칼리지(Imperial College) 항공공학과를 졸업했다. 2016년 1월 한국카본에 입사한 조 전무는 2023년 6월 29세의 나이로 전무 직책을 맡게 됐다. 현재 전략기획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의 두 누나인 조경은(37) 상무와 조윤서(36) 이사는 각각 한국카본 전략기획실, 브랜드 마케팅팀에서 근무 중이다.

한국카본은 지난해 6월 승계 작업을 마쳤다. 조문수 회장이 조 전무에게 회사 주식 156만주를 증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조 전무 지분율이 16.86%로 증가했다. 또 한 번의 증여로 조 전무는 지분 22.86%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그는 한국카본 지분으로 립스, 에이치씨네트웍스, 한국글로벌솔루션 등 11개의 비상장 계열사를 거느리게 됐다.

당시 한국카본은 한국신소재와의 합병과 관련해 “전문성을 증대시키고 LNG 수송용 단열재 핵심 자재를 내부화해 경쟁력을 높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 전무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바다 위에 떠 있는 LNG 운반선./연합뉴스

LNG 운반선 수요 증가했지만…3세 경영 능력은 ‘물음표’
한국카본은 조 전무가 최대주주가 된 후 실적 상승세를 탔다. LNG 운반선 수요 증가로 보랭재 주문이 몰렸기 때문이다. 보랭재는 선박 내 LNG 저장 탱크 내부 온도를 초저온으로 유지하는 단열재다. 2023년 연결 기준 약 5944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약 7417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65억여원에서 약 454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준수한 실적에도 조 전무는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카본 내에서 그가 사업과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조 전무가 2023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무인 항공기와 무인 비행장치 제조사 ‘한국항공기술케이에이티’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이곳은 한국카본 계열사로 조 전무가 대표를 맡은 해에 매출 약 4억7800만원, 영업손실 약 12억3503만원을 기록했다. 이듬해 매출(약 5억8073만원)은 소폭 상승했으나 9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한 회계사는 “후계자를 모회사 임원에 올려 주력 사업이나 내부 분위기를 살피게 하고, 계열사 대표를 맡겨 경험을 쌓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승계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수련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카본 배당성향이 2021년 45%로 안정적이었지만 이후에는 감소했다”며 “승계 작업이 끝났고 LNG 관련 사업 환경이 좋은 만큼, 3세가 경영 능력을 입증해 배당도 확대해야 안팎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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