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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비내리는 현상'·장마철 '기간'…정체전선 비구름대 폭좁아 '국지성' 강해
여름장마는 '1차 우기' 연강수량 30%…수해 대비해야 하지만 수자원 확보 기회도


차수판 점검하는 공무원들
(군포=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7일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주택가에서 군포시 공무원들이 차수판 등 반지하주택 침수방지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2025.6.17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장마'와 '장마철'의 차이를 알면 장마의 특성을 알 수 있다.

제주도는 지난 12일 장마철에 돌입했고 중부지방은 19일, 남부지방은 20일 장마철에 들어서겠다. 예년보다 이른 장마다.

최근 들어 매년 장마철을 앞두고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2025년 장마 기간'과 같은 제목으로 장마를 '예보'하는 듯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런 글은 대개 1991∼2020년 평균(평년) 장마 시작일과 종료일을 표시한 '가짜뉴스'다.

기상청은 1961년부터 2008년까지 장마 시종일(시작일+종료일·2008년은 시작일)을 예보하다가 2009년 중단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장마전선이 남에서 북으로 우리나라를 훑고 지나며 많은 비를 내리는 형태'가 아닌 장마가 잦아지면서 시종일 예보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었다.

기상청은 장마보다는 '장마철'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

예컨대 작년 여름 기후 특성을 발표하면서는 "장마철 강수량이 474.8㎜로 평년보다 32.5% 많았고 비가 좁은 영역에 강하게 내리는 특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장마는 '여름철에 여러 날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 또는 그 비', 장마철은 '장마가 지는 철'로 풀이돼있다. '기간'이라는 의미가 보다 강조된 단어가 장마철이다.

장마가 기간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장마가 시작하면 쉼 없이 비가 이어진다는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서다.

실제 중부지방 기준 평년 장마철은 31.5일이다. 장마철 강수일, 즉 장마 중 비가 내린 날은 17.7일이다. 작년의 경우 6월 29일부터 7월 27일까지 29일간 장마가 이어지면서 21.1일 비가 왔다. 장마철이라고 매일 비가 내리지는 않는 것이다.

특히 장맛비를 부르는 정체전선은 성질은 다르지만 세력은 대등한 기단 사이에 형성된다. 이에 정체전선을 따라 형성되는 비구름대는 일반적으로 남북으로 폭은 좁고 동서로 길이가 긴 '띠' 형태를 보인다.

비구름대가 띠 형태이면 지역 간 강수 강도와 양 차이가 크게 난다.

구름대가 걸친 지역엔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폭이 좁은 구름대에서 약간이라도 벗어난 지역엔 비가 약하게 오거나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10일 띠 형태 비구름대가 발달하면서 전북 익산에 264㎜ 비가 쏟아질 때 그로부터 25㎞ 떨어진 김제에는 불과 25.5㎜의 비가 내리기도 했다.

최근엔 정체전선상 난류가 강하게 유입되는 지역에 중규모 저기압이 발달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국지성 장맛비' 현상이 심해졌다.

크기가 수평으론 10∼1천㎞, 수직으론 10㎞ 정도로 작고 수명이 10여시간 정도로 짧아 예측이 어려운 중규모 저기압은 발달하는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릴 뿐 아니라 정체전선을 잘라먹는 역할도 한다. 중규모 저기압이 발달한 지역엔 폭우가 쏟아지고 그 바로 옆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작년 7월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택시 승차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체전선이 만들어져 비교적 오래 비가 내리는 현상이 꼭 여름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6월 하순부터 약 한 달간 정체전선에 의해 장기간 비가 이어지는 현상이 아주 오래전부터 반복됐기에 따로 장마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국어학회지에 2011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15세기부터 장마를 일컫는 단어가 '한비, 오란비, 마ㅎ, 댱마ㅎ, 맛비, 댱마비' 등 다양하게 존재했다.

장마는 동아시아 몬순 시스템의 일부다.

여름철 아시아 대륙 지표면이 가열되며 형성된 저기압 때문에 동아시아 해안을 중심으로 남서풍이 강해지면서 온난습윤한 공기가 북쪽 찬 공기와 만나면서 정체전선이 형성되고 이는 오랜 비로 이어진다.

장마는 우리나라 우기 중 첫 번째 강수량 피크에 해당한다.

이에 장마철을 기상학적으로 '1차 우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2차 우기는 8월 초부터 9월 초까지로 이때를 '가을장마'라 일컫기도 한다.

장마가 여러 기단의 상호작용이 원인이라면 2차 우기는 태풍과 소나기, 이동성 저기압 등 많은 비가 내리는 원인이 다양하다.

장마 하면 수해부터 떠오르지만, 역으로 수자원 확보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1년간 내리는 비의 50%가 여름에, 30%가 장마철에 온다.

2022년 한국기상학회 학회지 '대기'에 발표된 논문(장마철 첫 강수의 경제적 가치)에 따르면 수자원 확보와 대기질 개선 등의 효과를 고려할 때 장마철 첫 강수는 500억∼1천500억원 상당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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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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