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사드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서울경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이란 내 침투 활동이 드러나면서 이란 당국이 전방위적 수색작전에 나섰다.
16일(현지 시간) CNN은 이란 당국이 최근 이스라엘 공습 이후 나흘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됐다는 의혹을 받는 시민 28명을 체포해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이란 파르스 통신도 2년 전 모사드에 국가기밀을 제공한 혐의로 체포된 정보원 에스마일 페크리가 처형됐다고 전했다.
대규모 단속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온라인에서 시온주의 정권을 지지하는 글을 게시했다는 이유로 수십 명이 체포됐으며 특히 핵시설이 위치한 이스파한 지역에서만 60명이 붙잡혔다. 당국은 “사회 심리적 안보를 방해한다”며 엄정 대응하겠고 밝혔다.
이런 강경 조치는 모사드가 이란 내부에 실질적 작전 기반을 구축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촉발됐다. 이스라엘 관리들에 따르면 모사드는 테헤란 인근에 폭발성 드론 기지를 설치하고 밀반입된 정밀 유도 무기로 방공망을 무력화한 후 200대 이상 항공기로 100회 이상 공습을 단행했다.
앞서 이란은 테헤란 외곽 레이에서 자살 드론과 폭발물 200kg, 드론 제조 장비 등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모사드가 실제로 이란 내에서 작전을 수행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로 해석하고 있다.
세계 최정상급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작전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단순 정보수집을 넘어 인공지능(AI) 기술과 내부 협력자 네트워크를 활용한 정교한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이란 고위 사령관과 핵 과학자 암살에 모사드가 관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란 지도부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에 이란 정보부와 외교부는 긴급 성명을 통해 “수상한 복장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신고하라”고 지침을 발표했다. 국영 뉴르뉴스가 전역에 배포한 포스터에는 야간에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사람, 택배를 자주 받는 사람, 낮에도 커튼을 치고 사는 가구 등이 의심 대상으로 명시됐다.
보안도 대폭 강화했다. 시위 진압 전담 민병대 바시지가 야간 순찰에 투입됐고 거리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됐다. 아흐마드 레자 라단 경찰청장은 “적에게 속은 이들은 자수하면 관용을 베풀겠다”고 경고했다.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사법부 수장은 “전시 상황에 준해 간첩을 신속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