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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의 이유는 한 가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위한 것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7일(현지시간)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이 열리고 있는 미국 보스턴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미국 바이오협회가 주관하는 바이오USA는 전 세계 바이오·제약 업계 관계자가 모여 파트너십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로 32회째다. 13년 연속 바이오USA에 단독 부스를 꾸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많은 고객사의 관심을 받으며 하루 1000명이 넘는 방문객을 맞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행사를 앞두고 잇따라 굵직한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에는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사업을 하는 지분 100%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오는 10월 독립 분리시키는 내용의 인적분할 방안을 발표했다. 바이오USA 개막 직전에는 세포를 배양해 만든 소형 인공 장기로 약물 효과를 테스트하는 오가노이드 사업에 뛰어든다고도 밝혔다.

존림 대표는 인적분할안에 대해 “한국에서는 자회사가 재무·인사·전략을 다 따로 하며 (모회사가) 통제할 수 없다. 자회사 통제력이 강한 미국과는 상황이 다른데, 우리 고객사들은 이해하지 못한다”며 “수주할 때마다 이해상충 관련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고객사들이 복제약 생산을 중단하는 조항을 요구하는 등 수주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컸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존림 대표는 “많은 이들이 몇 년 전부터 ‘(생산시설 확장이) 과잉이 아니냐’는 우려를 했다. 하지만 계속 수주는 잘 들어오고 있다”면서 “CDMO 시장은 여전히 두 자릿수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톱20 제약사 중 17개를 고객사로 확보 중이며, 올해 수주액만 지난해 매출의 60%에 달하는 3조원을 넘겼다.

고객사 수요 증가에 생산시설과 포트폴리오도 꾸준히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지리적 확장, 생산 능력의 확장, 모달리티(치료적 접근법) 확장 등이 3대 축이다. 4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5공장까지 합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78만4000리터(L)의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송도 11공구 첨단산업클러스터 산업시설용지(18만7827㎡) 계약에 단독 입찰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부지 확보도 8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삼성 오가노이드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는 이상명 사업전략팀장(상무).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표적치료제와 세포독성항암제의 강점을 결합한 항체-약물 접합체(ADC)도 본격 생산에 들어간 가운데, 오가노이드로 임상시험수탁(CRO)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서울병원과 협력해 암환자의 세포를 배양해 만든 오가노이드로 신약 후보물질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동물실험을 대신할 수 있는 데다 비용과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이상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전략팀장(상무)은 “10대 암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바이오USA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미팅 요청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K바이오 인기도 후끈
바이오USA 개막 이틀째인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물론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등 국내 기업 부스에는 참관객들이 줄을 이었다. 수십 건의 미팅도 진행됐다. 전날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이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각각 롯데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의 잠재고객들과 미팅을 가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 빅파마 쪽 참석은 오히려 다소 줄어든 느낌”이라면서도 “대신 인공지능(AI) 활용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미팅은 오히려 늘었다”고 말했다.

유창호 SK바이오팜 전략부문장(왼쪽)과 배민석 피닉스램 대표. 사진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은 이날 AI 기반 신약 개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 AI 기업 피닉스랩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피닉스랩의 생성 AI 솔루션 ‘케이론’을 기반으로 신약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문헌 검색, 데이터 분석, 문서 작성 등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보스턴=장주영 기자 [email protected]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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