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18일 이스라엘 중부의 헤르츨리야에서 포착됐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공중 충돌은 5일째에 접어들었으며, 지금까지 이란에서 최소 244명, 이스라엘에서 2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연합뉴스
이란 사이버 보안 사령부가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이동통신망에 연결된 모든 기기의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통신망을 사용한 디지털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계열의 파르스 통신(Fars News Agency)은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최근 공습 과정에서 핵 과학자 등을 포함해 특정 인물들을 암살하기 위해 통신 기술을 사용해 왔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지침은 이란 내부에서 휴대전화 추적을 통한 이스라엘의 표적 암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내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조직원들과 무력 분쟁을 하던 중 헤즈볼라 조직원들이 지닌 무선호출기를 이용해 공격했다. 당시 수천 개의 무선호출기가 동시에 폭발하면서 최소 12명이 숨지고 3000명 이상이 중경상을 입었다.
파르스 통신은 이란 사이버 보안 사령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현재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경호 인력의 모든 이동통신망 연결 기기 사용이 금지됐다”고 전했다. 또한, 사이버 보안 사령부는 추적 방지 기능이 탑재된 보안 장비 사용까지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휴대전화를 꺼두는 것만으로는 위치 추적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조치가 어느 부처를 대상으로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모습. AFP연합뉴스
이란의 초강경파 정치인 하미드 라사에이도 지난 13일 자신의 SNS 엑스(X) 계정에서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군사 지휘관, 영향력 있는 공무원, 핵과학자의 모든 휴대전화를 수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루카시 올레네이크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전쟁연구학부 선임연구원은 같은날 미국 폴리티코에 “이번 조치는 이동통신망에 연결된 기기가 이란 핵심 인사들을 추적하거나 심지어 표적으로 삼는데 쓰일 수 있다는 이란 당국의 우려를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