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구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 “블랙펄에 수익 40%를 배분하기로 했다” “그쪽에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 "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녹음 파일을 서울고검 재수사팀이 확보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한 달이었다. 서울중앙지검이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 무혐의 불기소 처분까지 4년 6개월간 찾지 못한 증거를 새 수사팀은 쉽게 찾아낸 것이다. 당초 중앙지검이 미래에셋증권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빠뜨린 것을 놓고 ‘부실 수사’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중앙지검이 빠뜨린 압수수색…서울고검은 쉽게 찾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검 형사부(부장 차순길)가 김 여사 명의의 미래에셋증권 계좌와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한 건 지난 5월 말부터다. 서울고검이 지난 4월 25일 고발인 측 항고를 받아들여 재수사를 결정한 지 한 달만이었다. 미래에셋 계좌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활용된 김 여사 명의의 6개 증권계좌(신한·DS·DB금융·한화·대신·미래에셋) 중 하나였다. 서울고검 수사팀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미래에셋증권 서버의 통화 녹음을 확보하지 않은 점에 주목해 새로 압수수색을 벌여 녹음 파일 수백개를 찾아낸 것이다.

앞서 중앙지검 수사팀은 공소시효가 살아있는 2차 작전 시기(2010년 10월~2012년 12월)에 사용된 DS·대신·미래에셋 등 3개 계좌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 내역을 확인하고 DS증권 서버 등은 압수수색했지만 미래에셋 서버는 압수수색하지 않았다고 한다. 미래에셋 계좌의 이상 거래 시기(2010년 하반기~2011년 1월)에는 증권사 직원과의 전화주문이 아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한 주문으로 이뤄졌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에 서울고검은 재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의 미래에셋 계좌의 의심스러운 거래 시기를 추가로 설정했고, 거래 종목도 도이치모터스에 한정하지 않고 범위를 넓혔다. 이후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5월 말부터 최근까지 수차례 압수수색한 끝에 문제의 김 여사의 육성 파일을 다수 확보했다고 한다.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 연합뉴스


‘7초 매매’, 김건희 엑셀파일…남은 쟁점은
서울고검이 김 여사의 주가조작 관여를 의심할 정황 증거를 확보했지만 규명이 필요한 쟁점은 남아있다. 먼저 김 여사의 시세조종 인식여부를 가늠할 이른바 ‘7초 매매’다. 2020년 11월1일 2차 조작 주포인 김모씨가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임원 민모씨에게 “12시에 3300(원)에 8만개 때려달라 하셈”이란 메시지를 보내고 민씨는 “준비시킬게요”라고 답한다. 약 20분 뒤 김씨가 “매도하라 하셈”이라는 메시지를 보낸지 7초 만에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에서 8만주가 매도됐다.

검찰은 이 ‘7초 매매’를 주가조작 세력이 매도 가격과 시점·규모를 논의한 통정매매로 판단했지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김 여사가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내가 직접 판단해 매도한 것”이란 취지로 진술한 데 따라서다. 7초 매도가 우연의 일치라는 주장이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민씨 블랙펄 사무실 컴퓨터에서 발견된 ‘김건희 엑셀 파일’ 속 ‘12%’도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파일명 ‘김건희’로 저장된 엑셀 파일에는 김 여사 명의의 계좌의 주식거래 상황과 잔고 등이 정리돼있었다. 파일 속에 12%라는 숫자도 기록돼 있는데, 서울고검 재수사팀은 이것이 김 여사가 조작세력에 지급할 수수료이거나 세력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대가로 받을 이자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수사팀은 실제 수익 배분 등이 이뤄졌는지 살펴보기 위해 김 여사와 조작 세력의 계좌 내역을 다시 분석하고 있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여부를 둘러싼 쟁점 규명은 조만간 출범할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과제로 넘어가게 된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한 정황이 새롭게 확보된 만큼 특검팀 역시 관련 내용 수사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 수사팀은 기존 김 여사 의혹을 수사해 온 검경 인력을 파견받아 연속성 있게 특검을 운영할 방침이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242 덤프트럭 바퀴가 버스정류장에 '쾅'…과천 여고생 46일째 의식불명 랭크뉴스 2025.06.19
49241 [속보] 조은석 특검, 김용현 증거인멸교사 기소... 18일 수사 개시 랭크뉴스 2025.06.19
49240 [속보] 조은석 내란특검, 김용현 기소‥추가 구속영장 발부 요청 예정 랭크뉴스 2025.06.19
49239 정지선 셰프 "마케팅에 수백만원씩 쓰는 시대? 맛은 기본 '이것' 중요해" [쿠킹] 랭크뉴스 2025.06.19
49238 [속보] 트럼프 "이란 공격할 수도, 안할 수도···공격 여부는 말할 수 없어" 랭크뉴스 2025.06.19
49237 [속보] 내란 특검, 구속만기 석방 앞둔 김용현 ‘증거인멸교사’ 기소…“추가 영장 예정” 랭크뉴스 2025.06.19
49236 검찰, 김건희 주식 투자용 ‘에그’ 사용 확인…주가 조작 인지 정황 랭크뉴스 2025.06.19
49235 [속보] 트럼프, 이란 공격 계획 승인했지만 최종명령은 보류 랭크뉴스 2025.06.19
49234 [속보] 내란특검, 김용현 추가 기소…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랭크뉴스 2025.06.19
49233 "어머니, 세상 빨리 떠나야"... 등산용 지팡이로 노모 폭행한 60대 실형 랭크뉴스 2025.06.19
49232 미 국방장관 "군은 준비 완료... 트럼프 대통령 결정에 달려 있다" 랭크뉴스 2025.06.19
49231 [속보] 조은석 내란특검, 김용현 기소…추가 구속영장 발부 요청 예정 랭크뉴스 2025.06.19
49230 美 기준금리 4.25∼4.50% 동결…"경제변화 지켜보기에 금리 좋은 위치" 랭크뉴스 2025.06.19
49229 시 예산 수천만원 빼돌려 해외여행···서울시 공무원 직위해제 랭크뉴스 2025.06.19
49228 정청래 “박찬대와 선의의 경쟁, ‘정청래 왕수박’ 갈등도 정화돼” 랭크뉴스 2025.06.19
49227 美지미팰런쇼 나온 '오겜' 이병헌 "10살 아들이 '아빠 나쁘다' 해" 랭크뉴스 2025.06.19
49226 '사생활 논란' 주학년 "술자리 동석했지만…불법행위 없었다" 랭크뉴스 2025.06.19
49225 [단독]‘채상병’ 이명현 특검, 대통령실에 특검보 후보자 8명 임명요청 랭크뉴스 2025.06.19
49224 국힘 조기 전대 공감 속 잠재 당권 주자들 ‘꿈틀’ 랭크뉴스 2025.06.19
49223 미국 유학 비자 발급 재개... "SNS 계정 공개 안 하면 거부될 수도" 랭크뉴스 2025.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