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인해 회사 인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1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재시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보다 생산적인 AI 도구와 에이전트를 도입함에 따라, 앞으로 몇 년 안에 기업 인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생성형 AI와 AI 기반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는 업무처리 방식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기존의 일부 직무는 더 적은 인원으로도 수행이 가능해지고, 다른 유형의 업무에는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직원들은 AI도구를 배우고 실험하며, 적은 인력으로도 더 많은 일을 처리하는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시 CEO는 "이 변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향후 몇 년 안에 회사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AI 사용으로 인해 사무직 인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아마존은 월마트에 이어 미국 내 두 번째로 큰 민간 고용업체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규모 채용을 통해 인력을 확충했다. 2019년 4분기 79만 8,000명이었던 전 세계 직원 수는 2021년 말 기준 16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후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으며, 2022년부터 현재까지 2만 7,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했다. 올해도 여러 차례 감원이 있었으며, 1월에는 북미 매장 부문에서 약 200명, 5월에는 기기 및 서비스 부문에서 100명을 감축했다. 올해 3월 기준 전 세계 직원 수는 156만 명이며, 이 중 약 35만 명은 관리직에 종사하고 있다.
아마존은 AI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해오고 있으며, 현재 내부 운영 전반에 걸쳐 AI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재고 배치와 수요 예측, 창고 로봇 운영 등이 포함된다. 재시 CEO는 최근 주주 서한에서 “생성형 AI는 기업의 비용을 크게 절감해 주고 있으며, 코딩·검색·금융 서비스·쇼핑 등 다양한 분야의 기준을 바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AI 확산과 함께 다른 기술 기업들 또한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의 세바스찬 시에미아트코프스키 CEO는 최근 AI에 대한 투자와 자연스러운 인력 감소로 직원 수가 약 40%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의 토비 루트케 CEO 역시 “직원들이 추가 인력과 자원을 요청하기 전, 먼저 AI를 활용해 해결할 수 없는 이유를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어 학습 플랫폼 듀오링고는 AI로 대체할 수 있는 업무에 대해 계약직 채용을 점진적으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픈AI 경쟁사인 앤스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최근 "AI 기술이 향후 5년 안에 신입 사무직 일자리의 절반을 없애고, 실업률을 최대 2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경비즈니스
김민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