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부품회사 다카타. AP=연합뉴스
프랑스에서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다카타가 제조한 에어백이 폭발해 운전자가 숨졌다. 현지 일간 르피가로는 17일(현지시간) 지난 11일 동부 랭스에서 30대 여성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 대형 트럭을 피하려다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고 보도했다.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운전자는 얼굴에 심한 상처를 입은 채 사망한 상태였다.
사고 차량은 2014년식 시트로엥 C3였으며 다카타 에어백이 장착돼 있었다. 이 에어백은 충돌 순간 폭발했고, 차체에서 이탈한 뒤 도로 위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의 부검 결과 에어백에서 튄 금속 파편이 후두부에서 발견됐다. 검찰은 에어백 폭발로 인해 얼굴과 턱 부위에 입은 부상을 직접적인 사인으로 지목했다.
해당 에어백은 다카타가 2017년 파산 전까지 생산한 제품이다. 충격 시 가스를 분출해 에어백을 팽창시키는 장치가 내장돼 있다. 그러나 이 가스 캡슐이 과도한 압력으로 폭발하면서 금속 파편이 튀는 결함이 드러났고 심각한 인명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같은 결함으로 인해 다카타 에어백은 '살인 에어백'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닛산, BMW, 시트로엥, 도요타 등 주요 제조사에서 대규모 리콜이 진행됐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집단 소송도 이어졌다.
이번 사고 차량인 시트로엥 C3 또한 리콜 대상이었으나 피해자는 리콜 관련 통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내에서 다카타 에어백과 관련한 사망 사고는 이번이 19번째이며 이 중 17건은 해외령에서 발생한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 운행 중단 조치를 명령했다.
필리프 타바로 교통 장관은 AFP통신에 "시트로엥 경영진을 소환해 리콜 대상인 모든 C3와 DS3 차량에 대한 운전 중단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상 차량은 2008년부터 2019년 사이 등록된 차량이다.
시트로엥의 모회사인 스텔란티스는 문제가 된 에어백이 장착된 시트로엥 C3와 DS3 차량 약 69만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69.7%인 48만1000대가 수리됐다고 AFP에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