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찾아간 날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입니다.
이 대통령의 옆모습은 뿌옇게 초점이 나가 있고, 그 시선이 향하는 참사 현장이 선명히 찍혔습니다.
희생자를 기리며 묵념하는 이 대통령의 모습을 찍은 사진에선 아예 대통령 얼굴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진에서 대통령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건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은 미완성'이라고 적힌 추모 시설물이었습니다.
대통령 일정을 기록하는 대통령실 공식 사진에서는 흔히 볼 수 없던 다소 독특한 구도.
이 대통령이 접경지로 향하는 헬기에서 찍은 사진에서도 초점은 창밖을 향했고, 대통령실 구내식당 직원들을 만났을 때도 활짝 웃는 직원들에게 초점을 맞췄습니다.
연천군청에서 보고를 받는 사진에서도 이 대통령은 뒤통수만 보이고, 마주 앉은 군청 관계자들이 파안대소하는 장면을 선택했습니다.
대통령이 방문한 현장의 특징과 만난 사람들의 의미 등을 담아내려 한 것으로 보이는데, 통상적인 정치 사진의 문법을 깨는 파격이 더 진정성 있게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 전속사진사인 위성환 씨는 당초 유럽에서 탱고 사진을 주로 찍던 작가였는데,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그의 사진을 촬영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전 윤석열 정부에서는 임기 초반부터 대통령실 공식 사진이 여러 차례 큰 논란에 휩싸였던 것과 확실히 대조된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2022년 나토 정상회의 참석으로 첫 순방에 나섰던 윤 전 대통령은 빈 모니터 화면이나 백지를 들여다보는 듯한 사진이 공개돼 지적을 받았습니다.
특히 김건희 여사 사진을 둘러싼 논란이 컸는데, 캄보디아에서 심장병 환아를 안은 사진에 '빈곤을 대상화했다'는 비판이 나왔고 일부 행사에선 악수하는 김 여사 뒤의 윤 전 대통령 얼굴에 아예 초점이 나간 사진이 공개돼 '김건희실이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김 여사의 마포대교 현장 점검이나 순천만정원박람회 방문 사진 등에도 중요한 현장을 단지 본인의 모습을 부각하는 '배경'으로만 동원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바 있습니다.
※ 사진 출처: 대통령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