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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 재하청 비정규직 김충현씨 영면…사고 발생 16일 만

대책위, 19일부터 대통령실 앞에서 노숙농성·추모문화제


'생명ㆍ안전존중은 경영의 최우선 핵심가치'
(태안=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하다 숨진 재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충현 씨의 영결식이 18일 오전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엄수된 뒤 김충현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와 유족들이 김씨가 일하던 한전KPS 태안사업처를 행진하고 있다. 김충현 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 30분께 태안화력 내 한전KPS 태안화력사업소 기계공작실에서 작업을 하다 공작기계에 끼이는 사고로 숨졌다. 2025.6.18 swan@yna.co.kr


(태안=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그는 떠났지만 그가 겪었던 일터, 그가 맞섰던 구조, 그가 꿈꿨던 세상의 조각들을 우리 힘으로 하나씩 맞춰나갑시다. 형도 하늘의 밝은 빛이 돼 우리가 가는 길을 비춰주실 것입니다."

한국서부발전 산하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작업하다 공작기계에 끼여 숨진 2차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 씨가 18일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지난 2일 사망한 지 16일 만이다.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고인이 일했던 태안화력 정문 앞에서 영결식을 엄수했다.

이 자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빛을 만들던 성실한 노동자를 (기업의) 알량한 탐욕이 빼앗아 갔다"며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는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이름이 죽음의 상징처럼 돼버렸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정부의 국정목표와 약속은 빛 좋은 개살구였느냐"고 꼬집었다.

태안화력발전소서 구호 외치는 유족과 노조
(태안=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하다 숨진 재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충현 씨의 영결식이 18일 오전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엄수된 뒤 김충현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와 유족들이 김씨가 일하던 한전KPS 태안사업처를 행진하고 있다. 김충현 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 30분께 태안화력 내 한전KPS 태안화력사업소 기계공작실에서 작업을 하다 공작기계에 끼이는 사고로 숨졌다. 2025.6.18 swan@yna.co.kr


고인의 고향 친구는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린 뒤 "제발 그 세상에서는 차별, 아픔, 고통 없는 삶을 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고인과 마지막 점심 식사를 함께한 동료 손인웅 씨도 "더 이상 외롭지 마시게나, 하늘나라에서 모든 짐 내려놓고 편히 쉬게나. 다음에 또 좋은 인연으로 만나 이 세상 같이 살아보세. 그때는 꼭 오래오래 살아야 하네"라며 고인의 이름을 목 놓아 외쳤다.

영결식 후 유족과 동료 노동자 등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비정규직 정규직화, 위험의 외주화 중단, 중간착취 근절 등을 요구하는 글귀의 만장을 들고 사고 현장인 한전KPS 태안사업처 공작기계실까지 행진한 뒤 헌화하며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태안화력발전소 행진하는 故 김충현 씨 유족과 대책위
(태안=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하다 숨진 재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충현 씨의 영결식이 18일 오전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엄수된 뒤 김충현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와 유족들이 김씨가 일하던 한전KPS 태안사업처를 행진하고 있다. 김충현 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 30분께 태안화력 내 한전KPS 태안화력사업소 기계공작실에서 작업을 하다 공작기계에 끼이는 사고로 숨졌다. 2025.6.18 swan@yna.co.kr


만장에는 '대통령이 해결하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대책위는 앞으로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에 집중할 방침이다.

오는 19일 오후 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약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노숙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후 7시부터는 고인을 추모하는 문화제도 연다.

한편 사측이 사고 현장 헌화 등 과정을 촬영하는 모습을 대책위가 발견하고, 메모리카드 1개와 휴대전화 1대를 확보하는 일도 빚어졌다.

대책위 관계자는 "고인을 능욕하는 행동"이라며 "한국서부발전과 한전KPS가 살인기업임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cobra@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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