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단 하루 만에 17.2원 오른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군이 현재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이란 간 분쟁에 개입할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17원가량 튀어 올랐다.
18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종가(1362.70원)에 견줘 17.2원 오른 1379.9원에 장을 시작해, 장 초반 한때 1380원까지 오른 뒤 오전 10시 현재는 1370원대 중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80원에 닿은 것은 6·3 조기 대통령 선거 직전인 이달 2일 장중 환율이 최고 1383.50원까지 올랐던 이후 10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중순께 1400원 아래로 내려왔고, 이후 하락 추세를 보였다. 원화가 달러보다 지속해서 강세를 나타내면서 최근에는 주간 거래 기준 장중 1350원 선까지 내려왔다.
이날 환율 급등에는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 특히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인 포르도를 공습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17일(현지시각) 미국 언론 액시오스의 보도가 직접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채 마치지 못한 채 조기 귀국했다. 이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회의를 했고,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고 전쟁 전략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에서는 미국이 세간의 예상을 깨고 중동 분쟁에 물리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추측이 퍼졌다. 위험 회피 심리가 작동하며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에 대한 선호 현상이 나타났고 이에 따라 원화도 달러에 견줘 약세를 보였다. 18일 새벽 2시 야간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74원으로 주간 종가보다 10원 넘게 급등, 이후에도 이날 오전 정규장에서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이날 1375∼1385원 사이에서 상단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어제부터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압박 수위가 높아지며 시장은 유가 상승, 달러 강세로 반응하고 있다”며 “당초 시장 예상과 달리 미군의 직접적 개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수급 여부와 별개로 이러한 안전 선호, 위험 회피 심리는 원-달러 환율에 단기적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겨레
노지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