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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 KAI 전투기·헬리콥터 생산라인 취재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앞두고 시험비행 중
부품 22만개·전선 32㎞ 일일이 손으로 조립
전투기 수출 최전선, 폴란드·인니 국기 곳곳에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에서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KF21 1호기가 활주로와 이어진 램프 구간을 지나고 있다./뉴스1


지난 11일 오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격납고에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기가 보였다. 내년 상반기 적합성 평가를 앞두고 있는 KF-21은 지금도 하루에 네 차례 시험비행을 진행하고 있다. 눈 앞의 KF-21도 서산까지 시험비행을 진행하고 1시간 전에 사천에 돌아와 점검을 받는 중이었다.

이상휘 KAI 항공기생산실장은 “오후 2시에 시험비행이 끝나고 들어와 바로 비행 후 점검을 진행 중인 기체”라며 “오전에 한 차례, 오후에 한 차례씩 오늘 하루만 두 차례 시험비행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비행 후 점검은 KF-21 양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점검이 진행 중인 KF-21의 기체 안에는 흰색과 주황색 전선이 보였다. 흰색은 일반 전선이지만, 주황색은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일종의 센서였다. KF-21은 3000개에 가까운 센서를 달고 비행한다. 이 실장은 “모든 시험비행마다 지상의 MCR(임무통제실)에 40여명의 전문가가 모여 실시간으로 기체 상태를 모니터링한다”고 설명했다.

격납고에서 정비 중인 KF-21의 후미에는 주황색 낙하산도 보였다. 다른 KF-21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 실장은 “2호기의 주 임무가 수직으로 비행을 하면서 데이터를 모으는 건데, 이 과정에서 양력을 잃고 추락할 수도 있기 때문에 비상 상황에 대비해 낙하산을 달아둔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조립이 진행 중인 한국형 전투기 KF-21 양산 1호기의 모습./방위사업청

KAI는 최근 KF-21 양산 1호기 조립 작업에 착수했다. 작년 6월부터 양산 1호기의 부품 가공과 중요 구성품 제작, 동체 조립 등을 진행했고, 지난달 최종조립 단계에 돌입했다. 최종조립 단계에서는 동체에 날개를 붙이고 전자장비와 엔진 같은 핵심 구성품을 장착한다.

이날 방문한 KAI 고정익 생산현장에서는 최종조립이 진행 중인 KF-21 양산 1호기를 볼 수 있었다. 7000평 정도 되는 생산현장에는 KF-21과 FA-50 전투기, T-50 고등훈련기 생산 라인이 길게 한 줄씩 뻗어 있었다. KF-21은 한 줄에 다섯 대, FA-50은 한 줄에 7대씩 들어갈 수 있는 규모였다.

전투기는 부품 22만개와 전선 32㎞가 들어가는 첨단기술의 집결체이지만, 제작 과정의 90% 이상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구조가 복잡하고 다양한 형상의 부품을 조립해야 하기 때문에 자동화가 어렵다. 특수 금속을 사용하기 때문에 용접도 불가능하다. 이 실장은 “다른 공간에서 부품과 구성품을 만들어 오면 가운데 라인에서 조립을 진행하는 방식”이라며 “한 줄에서 한 달에 한 대 정도 전투기가 만들어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고정익 생산현장에서는 여러 나라 국기도 볼 수 있었다. 한국산 전투기를 그만큼 여러 나라가 찾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바깥 쪽에서 조립 중인 T-50 고등훈련기에는 인도네시아와 폴란드 국기가 붙어 있었고, FA-50 생산 라인에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국기가 있었다. 모두 한국에서 전투기와 훈련기를 사간 국가들이다.

경남 사천시 KAI 고정익 생산현장에서 FA-50 전투기가 생산 중이다. 항공기 생산은 작업의 90% 정도가 수작업으로 이뤄질 정도로 고도의 정밀성을 요한다./KAI

고정익 생산현장에서 차로 조금 이동하자 헬리콥터를 만드는 회전익(回轉翼)동이 나타났다.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과 소형무장헬기(LAH·Light Armed Helicopter) 미르온이 모두 이곳에서 제작된다. 수리온은 육군에 납품이 마무리되면서 제작 중인 물량이 많지 않았지만, 한 켠에서 이라크에 수출한 수리온이 제작 중이었다.

이 실장은 “회전익의 경우 해외에 종속돼 있는 메인 기어박스 기술을 국산화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설계는 거의 끝났고 구성품 개발을 2026년까지 진행한 뒤, 실제 항공기에 탑재해 인증을 받는 것은 2029년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AI가 최근에 가장 공을 들이는 건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한 유무인 복합체계를 구현하는 것이다. 현재 양산을 준비 중인 KF-21은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앞으로 나올 5세대, 6세대 전투기는 AI 기술과 6세대(G) 통신 기술을 결합해 전투기와 무인기가 함께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경남 사천시 KAI 회전익 생산현장에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이 최종 조립 중인 모습./KAI

김지홍 KAI 미래융합기술원장(전무)은 “6세대 전투기에서는 무인기와의 합동작전이 중요하다”며 “올 10월 열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다목적 무인기와 FA-50이 나란히 비행하는 모습을 처음 공개한다”고 말했다. KAI가 개발 중인 다목적 무인기는 크기가 3m 정도인데, 현재 80% 크기로 줄인 축소기를 개발해 비행 시험 중이다.

KAI는 KF-21과 수리온 같은 핵심 항공기 생산에 더해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유무인 복합체계를 바탕으로 세계 7대 방산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홍성훈 KAI 미래전략팀장은 “올해 매출이 4조10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2040년에는 40조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며 “이를 위해 KAI의 체질을 내수에서 수출로, 군수에서 민수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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