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7일(이하 현지시각)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에너지 안보와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안정적인 글로벌 AI(인공지능) 생태계 구축을 위한 공조 의지도 표명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생산지와 전력 소비지를 연결하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에너지 인프라 구축 예시로 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업무 오찬을 겸해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 세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李, 분산에너지 인프라 ‘에너지 고속도로’ 소개
이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 둘째 날 열린 확대세션에서 ‘에너지 안보의 미래’를 주제로 각각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와 ‘AI-에너지 연계’와 관련해 총 두 차례 발언을 했다. 확대세션은 업무 오찬을 겸해 이뤄졌으며, 우크라이나를 제외하고 한국 등 초청국과 G7 회원국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AI 기술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기후 변동성과 지정학적 불안정성으로 에너지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견고한 에너지 안보와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에너지 시스템 구축 방안으로는 ▲국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비중 제고 ▲초고압직류송전망(HVDC) 등을 활용한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을 제시했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호남-수도권을 연결하는 서해안 전력망을 구축한 뒤, 서·남·동해안을 잇는 U자형 전력망으로 확장하는 방식의 사업이다. 또 에너지 생산과 소비가 지역 단위에서 이뤄지는 분산에너지형 ‘마이크로그리드’(Micro Grid)를 구축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지역 소득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소규모 지역에서 전력을 자체 생산·저장·소비하는 지능형 전력망을 뜻한다.

이 대통령은 “정전 없이 사이버 공격에 견뎌낼 만한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에너지저장 장치, 스마트 AI 전력망, 전력가격에 따른 에너지 소비 최적화, 사이버보안 기술 등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에너지 시스템의 신뢰도를 끌어올려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핵심 광물 보유국과 양·다자 국제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업무 오찬을 겸해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 세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줄일 AI 반도체 개발”
이 대통령은 이어 ‘AI 생태계 구축’을 주제로 2차 발언을 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AI 반도체를 개발해 국제사회에 공헌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 공급망 중심국가로서 AI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위한 국제협력과 연대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이 지난해 7월 이후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의장국으로 활동하며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MSP는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 및 다변화를 위해 미국 주도로 지난 2022년 6월 출범한 다자 협력체다. 한국이 오는 2026년 6월까지 의장국을 맡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G7 국가들과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호주, 인도, 에스토니아, 유럽연합(EU)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G7 의장국인 캐나다는 과거와 같은 포괄적 공동성명 대신 AI·인프라 등 특정 주제별로 결과문서 채택을 추진했다. 초청국은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목표로 하는 ‘G7 핵심광물 행동계획’과 산불에 대한 국제협력을 결의하는 ‘카나나스키스 산불 헌장’ 문서에 동참할 수 있다. 한국은 2개 문서 모두에 동참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조선비즈

캘거리(캐나다)=이슬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