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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렙타·로슈 ‘엘리비디스’ 임상시험서 2명 사망
유전자 전달체에 간 독성…화이자도 개발 중단
이엔셀은 줄기세포로 도전…국내 2상 직전

소아 듀센 근이영양증(DMD) 환자의 재활 치료 모습. 세계 최초로 승인을 받은 DMD 유전자치료제가 임상 중 사망 사례로 중단되면서, 유전자치료제의 안전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캐나다 맥길대


세계 최초로 승인을 받은 스위스 로슈의 듀센 근이영양증(DMD) 유전자치료제가 사망 사고를 초래하면서 안전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미국 화이자가 포기한 유전자치료제와 마찬가지로 간 독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유전자치료제가 주저앉은 가운데 임상 2상에 진입한 국내 기업의 줄기세포 치료제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로슈와 미국 사렙타 테라퓨틱스는 전 세계 9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엘리비디스(Elevidys) 확증 임상시험에서 걷기 힘든 환자 2명이 급성 간부전으로 사망했다고 지난 15일(현지 시각) 밝혔다.

회사는 임상시험을 즉시 중단했으며, 간 독성 위험을 낮추기 위해 면역억제제 투여를 추가하는 내용의 임상계획을 다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로슈는 앞서 2023년 후속 임상시험에서 엘리비디스의 효능을 입증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받고 이번에 확증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었다.

듀센 근이영양증(DMD)은 팔·다리·몸통 등 전신 근육이 점차 퇴행하는 희소 유전질환이다. X 염색체에 있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근육 세포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디스트로핀(dystrophin) 단백질이 생성되지 않아 발생한다. 보통 2~5세에 증상이 시작돼, 10세 전후엔 걷지 못하고 휠체어를 사용해야 한다.

근육 약화가 심장과 호흡기에도 영향을 미쳐 대부분 20대에 사망에 이른다. 전 세계 소아·청소년 환자는 30만명으로 추산된다. 기존 DMD 치료는 스테로이드로 염증을 줄여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게 유일했다.

그래픽=정서희

사렙타·로슈가 공동 개발한 엘리비디스는 정상 디스트로핀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에 넣어 환자의 근육세포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임상 2상 결과, 환자들의 골격근에서 디스트로핀 유전자 발현이 관찰되면서 엘리비디스는 DMD의 근본적인 유전적 원인을 해결하는 치료제로 떠올랐다.

FDA는 2상 결과만으로 2023년 엘리비디스를 보행이 가능한 4세 이상 환자에 대한 DMD 치료제로 조건부 승인했다. 이후 지난해 6월에는 보행 가능한 환자들에 대해서도 사용을 확대 승인했다. 급한 환자들에 먼저 쓰는 대신,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확증 임상시험을 하는 조건을 달았다. 이번에 후속 확증 임상시험을 하다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전자를 전달한 AAV 바이러스를 사망 원인으로 지목했다. AAV는 인체에 들어가도 면역반응을 거의 유발하지 않아 유전자 전달체로 많이 쓴다. 다만 바이러스가 간 세포에는 과잉 면역반응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안전성 우려도 있다.

면역세포가 바이러스 전달체나 치료용 유전자를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고 공격하면 간에 염증이 생기고 심할 경우 급성 간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화이자도 바이러스 전달체로 DMD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다 간 독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해 임상시험을 중단하고, 해당 분야의 연구 인력을 대거 감축했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개발하던 유전자치료제가 안전성 문제로 잇따라 좌초하자 국내에서 개발 중인 다른 방식의 세포치료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엔셀은 바이러스 전달체 기반의 유전자치료제 대신 줄기세포 기반 치료제 ‘EN001’을 개발 중이다. 줄기세포는 인체의 모든 세포로 자랄 수 있는 초기 미분화 세포이다.

이엔셀 치료제는 엘리비디스처럼 유전자 결함 자체를 교정하지는 않는다. 대신 줄기세포가 근육세포로 자라 근육 감소를 줄이고 근육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2022년 1~12월 DMD 환자 6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1상 시험에서 정맥 주사 방식으로 투여해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고, 현재 2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2상에서 효능이 입증되고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 역시 조건부 승인을 시도해볼 수 있다.

이엔셀에 따르면 줄기세포 치료제인 EN001의 간 독성 위험은 AAV 유전자치료제에 비해 낮다. 줄기세포 치료제 역시 다른 사람에서 유래해 역시 면역거부 반응이 우려되지만, 줄기세포 중에서도 중간엽 줄기세포는 면역 거부 반응이 비교적 적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엔셀 관계자는 “EN001은 이미 1상에서 안전성을 검증했고, 중간엽줄기세포 메커니즘 특성상 간 독성과 면역거부반응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며 “2상에서는 안전성과 함께 치료효과 입증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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