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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증' 정모씨, 후원회장 강씨처럼 'JC 출신'
이례적 거래 중첩돼 강씨 중심 자금 흐름 주목
김민석, 15년 정씨 회사 준공식에 축사하기도
金 "지인들과의 사적 채무 통해 세금 압박 해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뉴스1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2018년 돈을 꿔준 사업가가 김 후보자의 오랜 후원자 강모(68)씨 측 회사에 6억 원대 무이자 대출을 하는 등 긴밀하게 거래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인 사이라고 해도 이례적인 거래 형태라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사업가와 김 후보자, 강씨 간 자금이 오간 경위가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2018년 4월 5일 전기부품 제조업체인 A사 대표 정모(69)씨에게 1,000만 원을 연 2.5% 이자로 빌렸다. 김 후보자는 같은 시기 정씨와 강씨 등 11명으로부터 총 1억4,000만 원을 빌렸다. 차용증에는 5년 뒤 원금을 일시 상환한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김 후보자는 돈을 갚지 않다가 관련된 언론 보도 다음 날인 이달 12일 원금을 상환했다.

주목할 부분은 정씨와 강씨 사이의 관계다. 강씨가 대표로 있는 B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B사는 2019년 기준 A사로부터 운영자금 6억3,115만 원을 무이자로 빌렸다. 주식회사 간 무이자 대출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씨의 회사가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강씨 회사에 자금을 빌려줘야 할 특수한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씨와 강씨는 모두 한국청년회의소(JC) 출신으로, 친밀한 관계로 알려졌다.

강씨는 김 후보자의 주된 후원자이자 정치적 동반자다. 강씨는 15년 전 김 후보자가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불법 정치자금 공여자로 지목됐다. 김 후보자가 17대 대선 경선 후보였을 때 후원회장을 맡았고, 21대 국회 때는 후원회장을 맡았다. 김 후보자가 2018년에 돈을 빌릴 때도 1,000만 원씩 제공한 다른 10명과 달리 4,000만 원을 제공했다. 김 후보자와 강씨의 특수 관계 때문에 '사실상 강씨가 주도해 자금을 모아 전달한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당시 김 후보자의 채권자 중에는 강씨 회사의 감사 및 김 후보자의 고액 후원자 2명도 포함돼 있는데, 모두 직·간접적으로 강씨와 관련이 있다.

정씨와 강씨 회사 간 거래가 김 후보자와 관련이 있는지 아직 드러난 정황이 없다. B사 측은 A사 차입금에 대해 "회사가 공사를 하면서 운영자금 등이 필요해 빌린 것이고 다 갚았다"면서 "(감사보고서에서) 누락될 수도 있는데 이자도 다 줬다"고 주장했다. 감사보고서에 차입금 이자 정보가 사실과 다르게 적혔다는 얘기다.

정씨가 강씨와 무관하게 김 후보자에게 1,000만 원을 빌려줬을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자는 2015년 4월 정씨 회사가 사옥과 공장을 확장 이전할 때 준공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김 후보자 역시 JC 활동 이력이 있어서 정씨와 아는 사이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정씨에게 돈을 빌릴 때 차용증 작성 경위를 묻는 본보 질의에 특별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자금법 위반 유죄 판결에 따른) 중가산세의 압박에 허덕이며 신용불량 상태에 있던 저는 지인들의 사적 채무를 통해 일거에 세금 압박을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며 "2018년 4월 여러 사람에게 같은 날짜에 같은 조건으로 동시에 채무를 일으킨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 설명에 따르더라도 추징금 납부를 포함한 지출과 재산 증가분이 신고된 소득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의혹은 해소되지 않아 좀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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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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