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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견 ‘언더퍼폼’으로 하향 조정
목표주가도 현 주가 밑도는 36만원
“정상수 의장 홀딩스 지분 과반 확보 가능”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가 파마리서치가 발표한 인적분할 계획에 대해 “지배 주주에게만 유리한 불공정한 방안”이라며 이를 근거로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앞서 파마리서치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목표로 투자를 담당하는 존속 법인 ‘파마리서치홀딩스(가칭)’와 기존 에스테틱 사업을 영위할 신설 법인 ‘파마리서치(가칭)’로 회사를 인적분할하겠다고 밝혔다. 분할 비율은 보유 자산을 기준으로 파마리서치홀딩스 74.28%, 파마리서치 25.72%로 정했다.

최준 맥쿼리증권 연구원은 17일 ‘지배구조 문제가 성장을 압도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불공정한 분할 비율로 주주들에게 가치 없는 ‘껍데기’ 주식만 남긴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파마리서치에 대한 투자의견은 아웃퍼폼(Outperform·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언더퍼폼(Underperform·시장 수익률 하회)’으로 하향 조정했고 목표주가는 53만원에서 36만원으로 내렸다. 파마리서치 주가가 인적분할 발표 전 52만3000원에서 이날 오후 2시 42만9000원까지 하락했는데, 목표주가를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파마리서치 제공

최 연구원은 분할 비율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현재 시가총액(4조5000억원)을 고려하면 회사는 파마리서치홀딩스의 가치를 약 3조3000억원, 신설 파마리서치 가치를 약 1조2000억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최 연구원은 성장성이 뛰어난 핵심 사업인 ‘리쥬란’을 신설 파마리서치가 승계하는 만큼 파마리서치홀딩스보다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주 배정 기준일인) 오는 10월 파마리서치홀딩스의 기업가치는 2조3100억원이겠지만, 신설 파마리서치의 기업가치는 리쥬란의 해외 시장 확장 등을 고려할 때 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또 최 연구원은 파마리서치홀딩스의 기업 가치가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인적분할이기 때문에 파마리서치홀딩스는 신설 파마리서치 지분이 없다. 이에 주주들이 신설 파마리서치 지분을 파마리서치홀딩스에 넘기고, 대신 파마리서치홀딩스 지분을 받는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 연구원은 신설 파마리서치의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지분 교환 때 파마리서치홀딩스가 겪는 희석화 규모도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기본적으로 국내 의료 관광 수요와 해외 시장 진출로 리쥬란 사업이 탄력을 받을수록 신설 파마리서치의 기업가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파마리서치홀딩스가 더 많은 주식을 찍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의 인적분할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한 것은 투자자들도 회사가 발표한 분할비율에 실망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상수 파마리서치 이사회 의장. /조선DB

그렇다면 회사가 이런 분할 계획을 마련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 연구원은 회사가 최대 주주인 정상수 이사회 의장(지분율 30.48%)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숨은 의도가 명확하다”며 “정 의장은 주식 교환을 통해 파마리서치홀딩스 과반수 지분을 확보하고, 분할 후 낮은 기준 가격으로 상속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파마리서치 지분 1%를 보유한 머스트자산운용 역시 전날 “지주회사가 필요했다면,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한 뒤 그 자회사를 재상장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관련 규정을 두면 되는 일”이라며 “이번 인적분할 결정이 전체 주주를 위한 것인지, 대주주만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아울러 최 연구원은 지배주주를 제외한 다른 주주의 희생에 기반한 지배구조 개편이 새 정부의 정책 방향과 충돌한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내 주식시장의 불공정·불투명을 개선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를 해소하겠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이번 인적분할은 소수 주주의 지분을 약화시키면서 논쟁의 여지가 있는 중복 상장을 만들고, 창립자 집안의 지배 프리미엄을 고착화한다”며 “이는 규제 당국의 검토 과정에서 문제 제기를 초래할 수 있고, 장기적인 지배구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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