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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스라엘-이란전쟁 개입반대 측근 언론인에 "괴짜" 딱지
진영내 '불개입론' 대변자 칼슨 비판하며 '이란 핵보유 불허' 강조


캐나다 G7 참석후 귀국한 트럼프 미 대통령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에 미국이 거리를 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측근 언론인을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무력 충돌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방어를 지원하되,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격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데는 신중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생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중동 상황을 이유로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하루 단축한 채 조기 귀국하기에 앞서 폭스뉴스 앵커 출신 터커 칼슨을 "괴짜"로 칭하며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제발 누가 괴짜(kooky) 칼슨에게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설명해주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또 캐나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칼슨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힌 뒤 "그가 방송국을 하나 확보해서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끔 말하게 하자"라며 비꼬듯 말했다.

작년 10월 트럼프와 대담하는 터커 칼슨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지지자이자 측근으로 통하는 칼슨은 지난 13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누가 전쟁광인가"라며 "거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과의 전쟁에서 공습 및 다른 직접적 수단으로 미국이 군사 개입을 하길 요구하는 사람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쓰는 등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거리를 두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개시 이후 트럼프 진영 내부 여론이 '이스라엘 전면 지원'과 '거리두기'로 갈라진 가운데, 칼슨은 후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것이다.

'거리두기론'은 해외 전쟁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 열성 지지자들의 기본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기도 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칼슨을 비판했다고 해서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대한 군사지원이나 직접 개입에 나서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진영 내부의 입장이 엇갈리는 사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불개입' 목소리를 대표하는 칼슨을 공개 비난한 것은 이번 사태를 보는 트럼프 대통령 인식과 무관치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SNS 글에서도 칼슨을 비난할 때 강조한 '이란의 핵무기 보유 허용 불가'의 당위성을 부각했다.

그는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는 많은 훌륭한 것들을 의미한다"며 "거기에는 이란이 하나의 핵무기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포함한다"고 썼다.

미국 우선주의를 '대외 군사개입 자제'와 동일시하는 일부 지지층에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한 행동 역시 '미국 우선주의'에 부합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G7 일정을 접고 조기 귀국하는 것이 이스라엘-이란 사태의 휴전과 관계가 없다며 "훨씬 더 큰 것이 있다"는 의미심장한 언급을 했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 트럼프는 "나는 이란에 어떤 형태로도 '평화 대화'를 하자고 연락한 적이 없다"며 "그들이 대화를 원하면 그들은 내게 어떻게 연락할지를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공방을 중단하기 위한 협상을 미국이 나서서 중재하려는 입장은 아님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란 공방이 진행되는 중에도 협상을 통한 이란 비핵화에 문을 열어 놓고 있음을 시사해왔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강력한 공세로 이란이 다소 수세적인 입장에 놓인 현 상황에서 이스라엘을 도와줌으로써 이란 핵 문제를 '힘'으로 해결하는 방안 또한 선택지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많은 관측통의 분석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 등에서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이스라엘에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된다.

jhcho@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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