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사람 없는지 확인하고 단전·단수"
통화했던 소방청장도 비슷한 진술
경찰 "대통령실 CCTV와 진술 달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월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언론사 대상 단전·단수 지시를 부인해온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수사기관 조사에선 소방청 지시를 인정한 것과 다름없는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전·단수를 자제시켰다'는 차원이지만, 단전·단수는 애초 소방청 권한이 아니다.

1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올해 1월 말 소방 관계자를 조사하면서 이 전 장관에게 확보한 진술을 언급했다. 검찰은 이 전 장관이 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 37분쯤 허석곤 소방청장과 통화한 내용에 대해
"24시가 됐다고 무작정 단전·단수하면 안 된다. 특정 언론사에 대해서만 단전·단수하는 것이므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이
"건물에 사람이 남아있지 않은지 철저하게 확인한 후 단전·단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도 했다.

허 청장은 올해 1월 13일 국회 현안질의에서 계엄 당일 이 전 장관으로부터 일부 언론사의 단전·단수 지시를 받았느냐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특정 언론사에 대해 경찰에서 협조 요청이 있으면 협조하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단전·단수 대상 언론사로는 한겨레·경향·MBC 등이 지목된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허 청장은 수사기관 조사에서도 이 전 장관으로부터 "24시쯤 한겨레, 경향신문, MBC, JTBC, 김어준 관련 언론사에 경찰이 투입돼 봉쇄하고 단전, 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해줘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 전 장관은 올해 2월 11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신문에 출석해 대통령 집무실에서 단전·단수와 언론사 이름 등이 적힌 쪽지를 봤지만, 이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거나 자신이 지시를 하달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작정 단전·단수하면 큰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겨달라는 취지로 당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전 장관은 특정 언론사를 겨냥한 단전·단수를 인지하고 있었고 안전을 우려하면서도 사실상 지시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경찰은 이 전 장관을 내란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백동흠 안보수사국장)은 최근 대통령실 대접견실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과 이 전 장관의 계엄 당일 진술이 다른 점이 있다고 보고 그가 계엄 관련 문건을 수령한 상황에 대해 허위 진술을 한 게 아닌지 집중 수사하고 있다. 본보는 이 전 장관 입장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528 “월 450만원” 수당 올렸더니…‘공무원 아빠’ 육아휴직 50% 차지했다 랭크뉴스 2025.06.30
49527 전광훈 교회 특임전도사, 서부지법 난입해 문 걷어차놓고 “판사실인지 몰랐다” 궤변 랭크뉴스 2025.06.30
49526 윤석열 “1일에도 못 나간다”···내란특검 “한 번 더 불응하면 체포영장 청구” 랭크뉴스 2025.06.30
49525 볼리비아 일부 지역 출국권고…외교부 여행경보 정기조정 랭크뉴스 2025.06.30
49524 "한국은 진짜 망했다" 소리 나오는데…결국 '신생아 대출'까지 건드렸다 랭크뉴스 2025.06.30
49523 나경원, 쾌적한 국회서 ‘피서’ 농성…“화보 찍나” 친한동훈계 탄식 랭크뉴스 2025.06.30
49522 내란특검 "尹 조사일 변경요청 받아들이지 않기로‥출석 불응시 재통보" 랭크뉴스 2025.06.30
49521 한·미 정상회담 7월 말 열릴 듯…이 대통령 방미 협의 랭크뉴스 2025.06.30
49520 요즘 MZ들 커피 대신 '이것'만 찾는다더니…日 "팔고 싶어도 팔게 없어" [글로벌 왓] 랭크뉴스 2025.06.30
49519 특검 “윤 전 대통령 2차 출석 재차 연기 요청”…전 부속실장 소환 랭크뉴스 2025.06.30
49518 경찰 “‘김새론 녹취록 AI 조작’ 의혹 관련 가세연 측과 출석 일정 조율 중” 랭크뉴스 2025.06.30
49517 "모든 국가에 25~50% 또는 10% 관세 서한"…트럼프發 불확실성 증폭 랭크뉴스 2025.06.30
49516 '폭싹 속았수다' 극찬 李대통령…"이래서 내가 문화장관 못 뽑아" 랭크뉴스 2025.06.30
49515 폭염특보 확대…서울 올해 첫 폭염주의보 랭크뉴스 2025.06.30
49514 "러 체첸 특수부대에 한국인도 있어" 랭크뉴스 2025.06.30
49513 한덕수 전 총리, 방송인 오윤혜 명예훼손 혐의 고소 랭크뉴스 2025.06.30
49512 베이조스, 760억 호화 결혼식… “이탈리아 경제효과 1조5000억” 랭크뉴스 2025.06.30
49511 유방암 검사의 압박 사라지나…브래지어 검사기 구현할 X선 섬유 랭크뉴스 2025.06.30
49510 “잔금 계획 바꾸세요”…조건부 전세대출 막힌 분양시장 ‘혼란’ 랭크뉴스 2025.06.30
49509 [단독] 해병대, 내일 사령부 직할 특수수색여단 창설한다 랭크뉴스 2025.06.30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