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17일 무산됐다.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 유예시한(7월 8일)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일단 미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사태를 이유로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도중 급거 귀국해 어쩔 수 없었다. 대통령실은 "관세 협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이른 시기에 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한일정상회담은 예정대로 18일 열린다.

위성락 "내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어렵게 됐다...중동 문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캘거리 현지 브리핑에서고 밝혔다. 위 실장은 “원래 다자회의에서는 이런 게 있긴 한데 이스라엘-이란 간 군사적 충돌 문제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미 측으로부터 이런 상황 언저리에 양해를 구하는 연락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외교적 결례를 범한 것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을 일축한 것이다.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미일정상회담을 갖고 관세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일본은 G7 회원국이고 한국과 호주는 초청국이어서 발생한 일이다.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는 이날 G7 회원국만 참석하는 단독 세션이 열렸고, 17일에는 한국, 호주 등 초청국도 참석하는 확대 세션이 예정돼 있었다. 초청국 정상들은 이날 100㎞가량 떨어진 캘거리에 머물렀다.

앞서 이 대통령은 캐나다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과의 관세 협상 전략과 관련 이번 한미정상회담 불발이 더 아쉬운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회담하고 있다. 일본 내각 홍보실 제공.

이 대통령 참석하면 나토서 정상회담 추진

이에 대통령실은 최대한 빨리 한미정상회담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로 꼽힌다. 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나토를 가게 되면 그렇게 될(한미정상회담이 열릴) 공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관세 협상을 일단락지으려던 이 대통령의 구상은 차질을 빚게 됐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한미 간에는 관세 문제에 관한 실무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새로 임명된 통상교섭본부장 차원에서도 교류하고 있어 그 과정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정상회담이 늦춰졌다고 해서 미국과의 협상이 멈춘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17일 한일 정상회담 확정

위 실장은 “일본과의 정상회담은 내일 오후로 정해졌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일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전달할 메시지에 대해 “과거사의 문제는 잘 관리해 나가면서 협력을 증진해 나간다는 그런 방향으로 대화가 있을 것”이라며 “양국관계를 선순환의 사이클에 올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확대 세션 참석을 계기로 유럽의 여러 국가 정상들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조우 가능성도 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캘거리 한 호텔에서 열린 다니엘 스미스 앨버타주 수상 주재 G7 초청국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 캘거리=왕태석 부장

한국일보

캘거리= 이성택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