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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에 중동 위기 등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올해 파운드리, 가전 등 적자 사업 개편이 관건
“고질적인 고비용·저수익 사업 구조 바꿔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뉴스1

삼성전자 전 사업부의 핵심 경영진이 하반기 사업 전략 구상에 들어간다. 미국 상호관세 및 품목관세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상한 가운데, 반도체부터 스마트폰·가전 등 핵심 사업의 당면 현안과 중장기 과제를 총체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지속적으로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파운드리, 시스템LSI사업부와 최근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가전 등 적자 사업부가 집중 타깃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19일까지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상·하반기 2차례 정기적으로 열리며, 사업·지역별 판매 목표와 위기 대응책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계열사 경영진과 해외법인장이 전부 모여 부문별 당면 과제와 중장기 전략을 수립한다. 이번 회의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주재로 진행된다.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17일 모바일경험(MX)사업부, 18일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사업부, 19일 전사 순으로 회의를 진행한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18일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예년과 같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별도로 사후 보고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전략회의는 어느 해보다 높은 긴장 속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 임박한 데다 예기치 못한 중동 전쟁 리스크까지 불거진 만큼 공급망 전략 재설계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는 수익성 악화를 넘어 적자 수준까지 돌입한 사업부에 대한 집중적인 점검과 대안, 해결책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위기 대응 수준을 넘어 조직 구조와 인력 개편이 필요하고, 전면적인 전략 수정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접근법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대들보나 다름 없는 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그동안 고전해왔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이 최근 AMD 공급을 시작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당장 생산량 하향 조정으로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지만,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타사가 감산할 때 압도적인 생산성을 내세워 점유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진짜 실력’을 보여줬던 역사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에 밀리며 1등 기업의 면모를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파운드리 사업부의 경우 최근 닌텐도 스위치2용 시스템온칩(SoC) 수주 등의 성과를 기록했지만 적자를 벗어나긴 힘든 상태다. 시스템LSI 사업부 역시 엑시노스 시리즈를 플래그십 스마트폰 제품에 공급하지 못하며 매분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수개월간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 경영진단실이 두 사업부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해 왔으며, 그 결과가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가전 사업도 비상 상태다. 지난 10여년간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 중에서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해온 가전 사업은 올해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VD·DA사업부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000억 원)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고질적인 고비용·저효율 사업 구조를 지적하고 있다. 제품 경쟁력보다는 마케팅 비용에 과도한 비용을 투자하는 사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인 LG전자가 1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현재 삼성 가전 사업은 구조적인 문제가 분명해 보인다”며 “수년째 AI를 모토로 내세우고 있지만 제품 본연의 연구개발 경쟁력이 뒤처지는 것이 근본적 문제”라고 했다.

여기에 미국 상무부가 최근 철강 파생 제품 목록에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등을 추가해 오는 23일부터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가전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일부 가전 제품을 생산하지만 한국과 멕시코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상당하다. TV 사업 역시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저가 정책으로 경쟁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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