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번 주 중 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핵 합의 복원 및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 종식을 위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6일(현지 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이 양자회담 개최 가능성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회담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는 전쟁에서 협상으로 방향을 전환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외교적 시도”라고 전했다. 익명의 미 당국자도 “이번 주 이란 측과의 회담이 고려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 소식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기습 선제공격으로 촉발된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전해졌다. 이로 인해 미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측에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폭탄을 활용해 이란 포르도 지역 지하 핵시설을 공격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설은 이란의 핵 농축 활동의 핵심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병력을 중동 전쟁에 투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이란의 핵무기 확보는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입장은 현재의 군사적 긴장을 핵 합의 타결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는 미군이 지난 2년간 GBU-57을 활용한 포르도 지하 시설 공습 작전을 준비해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악시오스는 “이번 회담 추진은 미국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외교적으로 해결할지, 군사적으로 제거할지를 가늠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모두 즉시 테헤란을 떠나라’는 글을 게시한 데 이어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G7 정상회의에서 조기 귀국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언론은 미국이 전쟁 개입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추측 보도를 쏟아냈지만, 알렉스 파이퍼 백악관 대변인은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미군은 방어 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변화는 없다”고 부인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같은 취지의 메시지를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평화를 원하고 있으며, 외교적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조선비즈
백윤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