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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것과 달리 첫 인사를
잘했다는 평가 많아…김민석
우상호 강훈식 등 눈길

자기 사람만 골라 쓰기보다
능력 있고 합리적인 사람
많이 기용해야 국정운영 성공

첫 인사 잘했다고 방심 말고
임기 내내 중도적·실용적인
인사와 정책 펴 나가길

이재명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지 2주가 지났다. 겨우 2주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을 얘기하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다. 하지만 어느 조리사가 이렇게 말했다. 국이 맛 있는지 맛 없는지, 간이 맞는지 안 맞는지 한 냄비를 다 먹어볼 필요는 없고 한두 숟가락만 먹어보면 알 수 있다고. 2주면 이 대통령 5년 임기의 120분의 1이니, 국 한 냄비에서 몇 숟가락 떠먹어본 것이나 다름없겠다.

이 대통령이 어떤 국정 운영 스타일을 보일지 그동안 온갖 추측과 논란이 많았다. 국정 운영을 독단적으로 할 것이란 우려도 컸다. 그런데 임기가 시작되자 예상과는 다른 모습이 나타났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인사다.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 같은 중도적이고 합리적인 인사들이 기용됐다. 측근이 아니라 비명계들이다. 강훈식을 잘 아는 정치권 인사는 그를 대통령에게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그것도 가장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중도적이고 합리적인 스타일인 그가 이 대통령이 독단에 빠지지 않도록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할 것으로 보여 일단 마음이 놓인다는 것이다. 우상호는 어떤가.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등을 거친 4선 의원으로 재선인 강훈식보다 선수가 높다. 대통령실은 여야 협치의 상징적인 인사라고 했고, 야당도 4선 의원의 재능기부라고 평가할 정도로 정치력과 정무감각이 뛰어나다. 여기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정치력까지 연결되면 정무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합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골프에서 첫 티샷은 어렵다. 몸과 마음이 긴장되는 데다 보는 눈도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서둘러 라운딩이 시작되는 바람에 준비 운동도 못한 상태에서 하는 첫 티샷은 부담스럽다. 이 대통령은 조기 대선에 따라 인수위도 없이 바로 임기를 시작했다. 준비 운동도 못하고 티샷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 대통령이 평소 스타일대로 공을 왼쪽으로 확 당겨 칠 것이란 우려도 많았다. 그런데 공을 페어웨이 가운데로 안착시켰다는 평가가 많다. 이 대통령이 대선에서 과반이 못 되는 49.42%의 득표를 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앞으로 국정 운영을 잘할 것 같다는 응답이 65%까지 나온 것도 첫 티샷을 본 갤러리들의 반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첫 끗발이 개끗발이라는 말이 있듯 첫 티샷 좀 잘했다고 방심하거나 오만한 생각, 욕심을 품었다간 게임을 망칠 수도 있다. 골프뿐만 아니라 국정 운영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어려운 코스들을 헤쳐나가야 한다. 정치 사회적 갈등과 대립 속에 경기 침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압박, 주한미군 방위비 문제, 단절된 남북 관계와 북핵 문제 등이 놓여 있다. 비바람이 치는 가운데 코스 곳곳에 해저드와 벙커, 깊은 러프 등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때에 따라서는 무리하게 샷을 시도하기보다 한 타를 잃더라도 레이업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법’으로 불리는 형사소송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비롯해 대법관 증원법, 방송3법을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 처리하려던 방침을 유예한 것은 이런 점에서 잘한 선택이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의혹이 불거진 오광수 민정수석의 사표를 임명 닷새 만에 수리한 것도 민심을 존중한 결정이다. 국익을 위해 필요하다면 트럼프 가랑이 밑이라도 기겠다고 밝힌 것이나 중국 시진핑이 아닌 일본 이시바 시게루와 먼저 통화해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인 것도 많은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결정에 김민석 강훈식 우상호 등의 역할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 처리를 하는 것은 맞바람을 무시하고 무리한 샷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민심을 무시하고 독단과 불통으로 국정을 망치는 것을 이전 정부에서 수없이 목격했는데 이재명정부도 되풀이한다면 국민들은 절망할 것이다.

대통령의 책무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국민 통합이다. 대통령(大統領)은 명칭 그대로 국민들을 크게 통합(大統)하는 일을 하는 지도자다. 이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에게 먼저 전화를 걸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과 함께 장시간 국무회의를 하면서 국정 현안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임기 내내 이런 태도를 유지하기 바란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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