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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출범, 바빠진 유통업계
<상>배달 앱 수수료 상한제 속도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재
배민·입점업체 사회적 대화
7월 내 상생안 도출 실패 시
수수료 상한제 입법 본격화
‘극약처방’ 부작용 우려 多
"사회적 배달앱 육성" 주장
6월 9일 서울 강남의 한 번화가에서 배달 라이더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하는 법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5월 1일 한국노총 정책 협약식)


"윤석열 정부의 자율 규제는 실패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6월 13일 물가 안정 간담회)


이재명 정부가 대선 공약인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같은 배달 플랫폼들이 긴장
하고 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배달 플랫폼이 입점 식당에 중개 수수료를 너무 많이 걷는다는 비판에도 시장 자율 원칙을 강조해왔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정부, 입점업체와 논의 끝에 3,4월 기존 음식값의 9.8%인 배달 중개 수수료를 매출 구간에 따라 2~7.8%까지 낮추는 차등 수수료를 도입
한 게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자영업자들이 "인하 효과가 미미하다"고 펄쩍 뛰자 새 정부가 입법을 검토하고 나선 것
이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가 '수수료는 주문 금액의 몇 % 이상 받지 말라'고 플랫폼에 강제할 수 있게 근거를 두는 공정거래법 개정안까지 발의
했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대관(對官) 기능을 강화하며 입법 가능성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수료 상한제 같은 극약 처방이 시장을 망가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배달 플랫폼 시장 내 경쟁을 촉진하는 정공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
했다.

"음식값 15%만 수수료 받아라"

그래픽=송정근 기자


현재 민주당은 즉각 법 개정에 나서기보다는
7월 말까지는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사회적 대화 기구를 통해 상생안을 만들어보겠다
는 입장이다. 이달부터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배민과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협회(공플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입점 단체와 모여 일주일에 한 차례 논의
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번 정도 만났다.

다만
양측 간 입장 차가 너무 커 상생안이 마련될지 미지수
다.
입점업체 측은 가게가 부담하는 총수수료가 음식값의 15%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 말한다. 가령
배민 거래액 상위 35% 점주가 1만2,900원짜리 음식을 팔면 배달비 3,400원(서울)과 중개 수수료 1,006원, 결제 수수료 327원, 부가세 473원(각 비용 10%) 등 5,206원(40.4%)이 빠져나간다
.
음식값이 2만 원일 때는 약 6,000원(30.0%)
이다. 입점업체 관계자는 "무료배달 시행 전 업주가 부담하던 배달비 2,000원에 중개 수수료 5% 수준을 감안한 부담률이 15%"라며 "이보다 낮아야 업주가 조금이라도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반면
배민은 배달비 부담이 큰 소액 주문(1만5,000원 이하)에 한해서만 부담률을 30~35%까지 낮춰줄 수 있다
는 입장이다. 여권 관계자는 "15%는 플랫폼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회적 대화와 별도로 민주당에서 입법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민석 후보자도 배달 문제에 대해 "카드 수수료 상한제를 보수 정권에서 시작했다"
고 했다. 카드 수수료와 마찬가지로 정부·여당이 배달 문제에 개입하려고 하니 야당도 협조해달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에
쿠팡은 길진균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국회 대관 담당 임원(전무급)으로, 배민은 안순모 전 고민정 민주당 의원 보좌관을 대외협력실장으로 영입하며 입법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한제 입법까진 '산 넘어 산'

2024년 11월 8일 이정희(오른쪽) 상생협의체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 수수료 관련 공익위원 중재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다만 현실적으로 수수료 상한제 도입은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데다 주문·배달 중개에 필요한 적정 원가를 뽑아내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 실효성 문제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와 달리 배달의 경우 상한제가 도입되면 광고비 등이 높아지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수수료가 낮은 제3의 배달 플랫폼을 키우는 방식으로 시장 경쟁을 이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 시절 도내 소상공인의 배달 수수료 부담을 줄이겠다며 공공 배달 앱 '배달특급'을 만들었다
. 2024년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위원장을 맡았던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배민과 쿠팡이츠가 양분한 시장에 새 경쟁자가 들어올 수 있게 해 '메기 효과(외부 충격)'를 일으켜야 한다"
"규제만으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다"
고 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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