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오른쪽)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전 원내대표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어제 원내대표 경선에서 3선 송언석(경북 김천) 의원을 선출했다. 송 원내대표는 대선 패배 이후 무기력에 빠진 제1야당의 원내 사령탑으로서 당 쇄신을 이끌면서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새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는 물론 1년도 남지 않은 내년 지방선거 준비도 서둘러야 한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출신 새 원내대표 선출에 대한 여론은 냉랭하다. 여전히 친윤계와 친한계의 대리전 성격인 이번 경선에서 송 원내대표는 현역의원 106명 중 과반인 60표를 얻었다. 기존 주류인 친윤계와 영남 의원 등 탄핵 반대파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셈이다. 대통령 탄핵과 대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친윤계가 여전히 당을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송 원내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고 과거로 퇴행하는 행위는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쇄신의 출발점은 과거에 대한 성찰이다. 그런데 대선 참패 이후에도 국민의힘이 보여준 모습에선 최소한의 성찰도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탄핵 찬반으로 갈려 차기 당권 싸움에 몰두해 왔다. 10~12일 실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21%까지 하락한 것은 민심과 동떨어진 국민의힘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보수 성향 응답자 중 52%만 지지 의사를 밝혀 더 이상 보수 정당의 맏형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이러한 안팎의 경고음을 새겨듣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이 말하는 쇄신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친윤계는 쇄신에 공감한다면서도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5대 개혁안 중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교체 파동 진상 규명 등에 부정적이다. 친윤계로 분류되나 계파색이 옅은 송 원내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향후 원내 및 당무 운영 과정에서 계파 이익이 아닌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을 주도함으로써 친윤계와 친한계의 갈등을 조율해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이 걸린 당권만 잡으면 된다는 인식으로 또다시 내홍에 빠진다면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