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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EPA=연합뉴스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습에 무기력하게 당하면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내부 반발에 직면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4일(현지시간)이 보도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신정국가로 탈바꿈한 뒤 현재 하메네이가 1989년부터 2대 ‘라흐바르(최고지도자)’로 재직하며 핵 개발과 무기 증강에 자금을 투자하며 강경 노선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그간의 노선과 달리 지난 13일 새벽(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 직후 이란은 탄도미사일 1000발을 발사한다는 계획을 제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100여 발을 발사하는 데 그쳤다. 이스라엘의 공중 폭격으로 이란의 미사일 기지가 무력화됐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 공습 이후 이란 당국자들이 “우리 방공망은 뭐하고 있는 건가?” “이스라엘이 멋대로 공격하고 총사령관도 죽이는데 우린 막을 수가 없나?”라는 문자를 주고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공개했다.

지난 16일 이스라엘 국경 밤하늘에 로켓이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13일 오전에 열린 최고 국가안보회의에서도 하메네이는 “복수는 하겠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며 한 발짝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을 통해 NYT가 전했다. 한 혁명수비대 관계자는 “이란 당국자들은 하메네이가 집권 40년 만에 결정적 순간에 직면했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정권을 끝장낼 수도 있는 전면전에 돌입하든가, 국내외적으로 패배로 비치는 후퇴를 선택해야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다.

영국에 기반을 둔 반이란 매체는 하메네이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 직후 가족들과 함께 테헤란 동북부 지하 벙커로 도피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 15일 “공격을 멈춘다면 물론 우리도 보복 조치를 중단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사실상 ‘백기 투항’으로 외교가에선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란이 당분간 이스라엘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더라도 오랜 경제 제재로 장기전 수행능력이 망가져 있고, 일각에서 거론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같은 카드 역시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경우 우방국인 중국에 타격이 커서 실행에 옮기기 어렵고 자칫 미국의 전면적 개입을 초래할 여지가 있어서다.

일부 서방언론은 이란 정권의 붕괴도 점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는 지난 13일 망명지인 미국에서 “(신정) 정권과 결별하라”며 하메네이 정권타도를 호소했다. 또 반정부 단체인 이란인민무자헤딘기구(PMOI)와 같은 대표적인 반정부 단체로 꼽힌다.

다만 이들은 이란 내부의 지지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백승훈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상황이 더 악화한다면 쿠데타나 소요사태가 벌어지며 이란 체제가 흔들릴 수도 있지만, 그러나 아직은 신정체제를 뒤바꿀 만한 수권능력이 있는 대안 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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