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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틱 가족이 지난 12일 에어인디아 171편에서 이륙하기 전 이른바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 출처 : 인디아타임스)

■ 환한 미소의 일가족…기내에서 찍은 마지막 '셀카'

아빠가 손을 뻗어 가족들의 사진을 담습니다. 함께 앉은 엄마는 아빠의 가슴에 기댔고, 건너편에 앉은 8살 딸과 올해 5살의 쌍둥이 아들 둘이 카메라를 바라봅니다. 모두 환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6년 전부터 영국 런던에서 살고 있던 아빠 프라틱이 가족들을 데리러 왔습니다. 인도의 한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엄마 코미와 아이들을 데리고 가 런던에서 함께 살기로 한 거죠. 6년을 떨어져 지낸 가족들, 이제 함께 살 수 있다는 설렘과 행복을 안고 여객기에 올랐습니다. 그 마음이 사진에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프라틱 가족이 함께했던 행복한 한때(사진 출처 : 인디아타임스)

하지만 몇 분 뒤, 희망은 비극으로 변했습니다. 계류장을 벗어나 활주로를 달리던 여객기, 순조롭게 이륙하는가 싶었는데 이내 하늘로 오르지 못하고 공항 밖 주택가로 추락했습니다. 장거리 비행을 위해 가득 채운 연료가 순식간에 폭발했고, 여객기와 탑승객들이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새로운 출발을 앞둔 한 가족의 꿈이 잿더미가 돼 버렸습니다.

■ 결혼 앞둔 20대 부부…잿더미가 된 희망들

인도 구자라트주 출신의 푸자와 하싯은 영국 레스터에서 함께 살며 고된 일을 하면서도 학업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8년 차 부부입니다. 가난한 환경이었지만 고향의 가족과 친척들은 땅을 팔고, 귀금속을 팔아 학비를 보내며 이들의 미래를 응원했습니다.

푸자와 하싯 부부는 그 고마움을 알기에 영국에서의 생활을 허투루 보낼 수 없었습니다. 푸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잘살고 있다고, 열심히 살고 있다고 안부를 전했습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 게 지난 5월, 부부는 한 아름 선물을 들고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마치 유명 인사가 온 것처럼 이들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고향에서의 꿈같은 시간을 보낸 부부는 지난 12일 영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에어인디아 171편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레스터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푸자-하싯 부부의 결혼사진을 들고 있는 푸자의 어머니.(사진 출처 : 더가디언)

아바이야와 파텔은 영국 레스터에 있는 사원 공동체에서 만난 20대 커플입니다. 둘만의 약혼을 가족들에게 알리기 위해 열흘간 휴가를 내고 인도의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영국으로 돌아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습니다. 이들의 행복한 미래도 한줌의 재가 돼버렸습니다.

■ 안타까운 희생자들의 사연…'신원 확인'은 장기화 불가피

현지 시각 12일 오후 1시반 쯤, 조종사와 승무원 12명을 포함해 242명을 태운 에어인디아 171편이 이륙한지 1분도 안 돼 추락했습니다. 기체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이는 영상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제 발로 걸어 나온 생존자 소식이 잠시 희망을 줬지만 결국 나머지 241명은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기체가 추락한 의대 기숙사 건물에서의 피해도 컸습니다. 의사와 학생 수십 명이 점심 식사를 하다 참변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현장.(사진 출처 : 인도 ANI통신)

속속 전해지는 희생자들의 사연에 전 세계가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망자 274명(현지 시각 16일 인도 ANI통신 보도) 가운데 신원이 확인돼 가족에게 인계된 희생자는 35명에 불과합니다.

가득 채운 연료 12만 5천 리터가 동시에 폭발하면서 현장 온도가 1,500도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시신을 완전히 태우기에 충분한 온도"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만큼 시신들의 훼손이 심해 DNA 검사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여전히 일부는 '실종자'로 구분돼 있습니다.

인도 ANI통신은 구자라트주의 법의학국 연구실이 24시간 가동되고 있다며 희생자 가족들에게 DNA샘플을 서둘러 제출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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