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동대문구 롯데마트 청량리점에서 시민들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계란값 상승을 대한산란계협회가 주도했다는 혐의를 잡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5월 계란 소비자 가격이 특란 한 판(30개)에 7000원을 웃도는 등 계란값이 좀처럼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자, 칼을 빼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16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산란계협회에 조사관 등을 보내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대상지는 충북 오송 산란계협회 본부와 경기도·충남 지회 등 총 3곳이다.
공정위는 산란계협회가 주도해 발표하는 고시 가격을 회원사가 따르도록 강제하며 계란 가격을 견인했는지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란계협회는 ‘산란계와 산란종계 사육업 발전과 회원 권익 향상’을 목적으로 2022년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협회가 고시한 계란 산지 가격은 지난 3월 개당 146원에서 최근 190원으로 약 30% 올랐다. 계란 산지 가격은 1년 전, 평년보다 각각 6.0%, 4.2% 높다.
협회가 고시가격을 따르라고 회원사에 강요했을 경우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가격을 ‘짬짜미’했다면 담합 혐의도 적용될 수도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개별 사건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계란 소비자 가격은 도매 가격 상승하면서 크게 올랐다.
지난달 평균 계란 소비자 가격은 특란 한 판(30개)에 7026원이다. 2021년 7월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7000원을 넘어선 것이다.
다만 산란계협회는 가격 상승이 정부 규제와 소매점 폭리로 촉발됐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계란 가격 상승이 한동안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이 지난 8일 발표한 ‘농업관측 6월호’ 보고서를 보면 이달 계란 산지 가격은 특란 10개에 1850~1950원이다. 1년 전보다 12.4~18.5% 오를 것으로 관측한 것이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인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9.9~15.8% 높다.
농경연은 7월부터 8월까지 소비 감소로 산지 특란 10개 가격이 1750~1850원으로 6월보다는 낮지만,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7.6~13.8%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8.2~14.4%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