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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교조 위원장,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임명
리박스쿨과 역사관 공유…한몸처럼 활동해와
국방부 직할기관 협약, 군 정신교육 관여 추진
발간한 책에서 5·18민주화운동 왜곡 등 담아
조윤희(왼쪽) 대한교조 상임위원장과 윤원식 국방정신전력원장이 지난달 13일 대전 국방정신전력원에서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교조 제공


극우 성향 역사교육단체인 리박스쿨과 한 몸처럼 협력해온 교사단체 '대한민국교원조합(
대한교조)'의 상임위원장
이 리박스쿨 대표와 함께
교육부의 교육정책자문위원
으로 임명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이 단체는 최근 국방부 직할 기관과 협약을 맺고 군 장병들의 정훈(정신전력) 교육에도 관여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
학생뿐 아니라 청년층 전반에 편향된 역사관을 퍼뜨리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조윤희 대한교조 상임위원장은 공인받은 국내 교과서를 두고 "좌익 사상에 오염됐다"고 비난하는 등 왜곡된 역사관을 드러내왔다.

리박스쿨 대표 "찐우파 선생님들…회원 늘리기 발벗고 나서"



15일 정치권과 교육계에 따르면 조 위원장은 지난 1월 22일 교육부 교육정책자문위원(대외소통분과 디지털 소통단)으로 임명됐다. 임기는 1년으로 그를 임명한 사람은 이주호 당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다. 조 위원장은 부산의 한 고등학교의 사회 교사이기도 하다. 대한교조는 2008년 창립했는데 이 단체의 전신은 2006년 출범한 뉴라이트교사연합이었다.

조 위원장이 이끄는 대한교조는 '댓글 공작팀 운영'과 '초교 늘봄학교 침투'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의 협력단체로 활동해 왔다.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
는 지난해 9월 28일, 대한교조가 펴낸 책 '대한민국 사회교과서' 출판 기념회에서 축사를 하며 대한교조를 "찐우파(진짜 우파)"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렇게 훌륭한 교사노조가 있는데 우리는 왜 맞서 싸울 수 있는 선생님이 부족하지? 작년부터
대한교조의 회원 수를 늘리는 데 발 벗고 나서서 동고동락하는 관계
가 됐다"고 말했다.

극우 역사관을 공유한 두 단체는 지난해 다른 우파 단체 등과 윤석열 정부의 늘봄학교 정책을 지지하는 '함께행복교육봉사단'을 만들었다. 이 봉사단은 교육부 정책자문관이었던 이모 교수를 통해 교육부와 업무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을 시도했었다. 대한교조는 지난 대선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정책 파트너이기도 했다.

2023년 10월 3일 국가교육개혁국민협의회(교협) 창립 출범식에서 조윤희(왼쪽 두 번째) 대한교조 상임위원장과 손효숙(왼쪽 여섯 번째) 리박스쿨 대표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단체는 11개 우파 교육단체가 모여 만들었는데 손씨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김대남(왼쪽 다섯 번째)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실 행정관과 최재형(오른쪽 네 번째) 전 국회의원, 김주성(오른쪽 두 번째)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 등도 보인다. 유튜브 캡처


조 위원장은 편향된 역사관을 빈번히 드러내온 인물이다. 그는
'대한민국 사회교과서'
출판 기념회에서 "좌익사상으로 오염된 교과서 문제는 누구나 인식하지만, 바로잡겠다고 나섰다간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 책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좌파정권이 우리 역사를 축축하고 칙칙하게 가르쳤다"며 "
건국의 이승만, 부국의 박정희를 배워야 한다
"고 주장했다.
5·18민주화운동을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라고 평가하며 "본질적인 성격이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한 민주화운동이었는지, 아니었는지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썼다.


또 조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5·16은 혁명"
이라고 주장했고, 대한민국 사회교과서 출판 기념회 때는 "오늘은 6·25전쟁 당시 서울을 수복한 날(9월 28일)이고 여기(행사 장소)는 조영래홀(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에 위치)"이라면서 "전태일 평전을 쓴 그 조영래(변호사)인데 좌익의 정신적 지주를 기념하는 홀에서 (우익 역사 서적 출판을 통해) 자유대한을 수복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2022년 8월 한 행사에서 레몬테라스와 맘스홀릭, 파우더룸 등 대표적 맘카페에서 우파 역사 전문가의 책이나 영상 자료가 거의 공유되지 않는다며
"우파 맘카페 같은 커뮤니티가 양산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교조 교과서 연구회가 펴낸 '대한민국 사회교과서' 내용 중 일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5·18의 본질적인 성격이 민주화운동인지 아닌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유대근 기자


조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한 초등 교사는 "검정 교과서는 이미 학술적인 내용을 기반으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만든 건데 이를 편향됐다고 주장하는 건 근거가 없다"고 비판
했다.

교육부는 조 위원장을 교육정책자문위원으로 임명할 때 이력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책자문위원의 역할은 교육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교육부가 별도의 검증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누가 조 위원장을 추천했는지 등 경위는 살펴봐야겠지만 파악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교육부는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정책자문위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자 그를 해촉했다.

'사진' 있는데 국방정신전력원 "MOU 안 맺었다"?



대한교조는 국방부 직할 기관과 손잡고 군인들의 정신 교육 자료를 만드는 데도 관여하려 했다. 이 단체는 지난달 13일
국방정신전력원과 MOU
를 맺고 △정신전력 콘텐츠 공동 개발 △자유민주주의와 올바른 안보관 교육 △청소년·교원을 위한 병영문화 체험 △교사 대상 안보 연수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국방정신전력원은 대적관 강화 등 군 장병의 정신교육 자료 등을 만드는 국방부 직할 기관
이다. 조 위원장 등 대한교조 관계자들은 업무협약식에서 윤원식 국방정신전력원장에게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를 건네며 "군 장병의 정신전력 함양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 김대훈 기자


국방정신전력원의 '거짓 해명' 의혹도 불거졌다. 이 기관은 대한교조와 MOU를 맺은 이유에 대한 한국일보의 질의에 "MOU를 맺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한교조가 갑자기 기관 방문을 요청해 일단 만났는데 MOU를 체결하자고 요구했고, 검토를 한 결과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맺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한교조 측은 대전 자운대 국방정신전력원 대회의실에서 조 위원장과 윤 원장이 각자 서명한 체결 각서를 들고 찍은 사진을 공개
했다.

본지는 각종 의혹에 대한 조 위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 수차례 연락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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